[한국경제신문 창간31돌] 환경경영 "새바람"..기업전략 바꿔

"환경경영"이 국내 산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품개발과 마케팅은 물론 사업구조에 이르기까지 경영전략 전반에 걸쳐 "환경"을 키워드로 삼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지난 91년 두산그룹이 페놀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지침을 제정한 것을 필두로 최근 대우그룹의 "ECO-대우21"선언에 이르기까지 주요 대기업들은 앞다퉈 환경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이들이 전개하는 환경경영전략은 크게 세갈래. 첫째는 ISO14000같은 국제환경인증을 획득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무역과 환경을 연계시키자는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어 앞으로 이런 인증을 획득하지 않고는 수출이 봉쇄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방향은 소비자들이 환경친화적 제품을 선호하는 "그린 컨슈머리즘"에 대응하는 제품개발과 마케팅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절전"을 마케팅포인트로 삼은 그린PC로 점유율 1위에 올라섰던게 대표적 사례다. 또 구미시장에서 모피제품이 사양화된 것도 반면교사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방향은 환경산업으로의 진출이다. 현재 2,000억달러정도로 추정되는 환경산업의 시장규모는 앞으로도 매년 5~6%씩 성장해 2000년에는 3,000억~3,2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전략이 실제경영에서 반영되는 형태는 환경부문에의 대규모 투자나환경관련 조직의 강화로 집약된다. 가장 최근의 예로 대우그룹은 "ECO-대우21"이라는 슬로건아래 환경부문투자를 현재의 매출액대비 0.5% 수준에서 2000년에는 2%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이와함께 제품의 개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대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LCA(전과정평가)를 도입하는 등 환경을 기업활동의주요 변수로 삼기로 했다. 현대는 모두 3,500억원을 들여 전 사업장의 오염방지 환경개선사업을 내년까지 완료한 후 각 사업장의 환경관리현황을 공개할 계획.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환경전담조직을 두고 있으며 특히 환경산업자체를 주요 신규사업으로 인식해 폐기물소각설비 대기오염방지설비 폐수처리설비 등의 분야에 연구팀을 운영중이다. 지난 92년 지구환경연구소를 설립한 삼성그룹은 올들어 그룹환경위원회를 발족시키는 한편 계열사마다 ISO14000인증 추진팀을 구성,환경.무역 연계에 대한 대비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다. 환경투자도 지난해 700억원을 투입한 것을 비롯 97년까지 4,300억원을 투입할 예정. 선경그룹도 유공의 환경안전팀 선경인더스트리의 조사팀 등 환경업무조직을 지난해 그룹차원의 대책반으로 확대개편했다. 선경은 앞으로 환경산업을 전략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유공 대덕연구단지 SKC미주R&D센터 등에서 연구개발도 진행중이다. 한편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학계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기업들의 마인드가 "고객 중심"에서 "산업과 사회중심"으로 까지 확대돼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에는 자기상품의 고객만족에만 초점을 두면 됐지만 이제는 사회전체의 후생을 생각해야한다는 의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