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유럽최전선] (6.끝) 대우자동차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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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최전선에선 한국업체중 지금 가장 돋보이는 업체는 단연 대우자동차다. 독일TV의 대우 입술광고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대우의 대유럽 수출차량은 전년대비 무려 20매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대우의 유럽공략 진수는 역시 "기업사냥". 쓰러져가는 동유럽의 자동차메이커 한두개를 인수하는가 싶더니 서유럽과 러시아까지 손길을 뻗고 있다. 20일 대우가 스타이어사를 인수했다고 한 것은 스프링 보드로 서유럽진출을본격화 했음을 의미한다. 스타이어사는 오스트리아의 핵심업체중 하나다. 디젤엔진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우가 스타이어를 수중에 넣었다는 것은 바로 이 엔진및 차량 개발의 핵심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우는 러시아의 중견 자동차메이커인 모스코비치사를 인수하기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대우는 앞으로 서유럽에서 엔진부품을 생산,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완성차를 쏟아내게 된다. 국별로는 루마니아에서 올해말부터 현지조립생산(KD)으로 씨에로 2만대를 양산하는 데 이어 98년까지 승용차 10만대, 상용차 10만대등 20만대 공장이 가동된다. 체코에선 아비아사에서 소형트럭을 연간 9만5천대씩 생산한다. 우즈벡공화국에선 씨에로와 국민차 각각 10만대씩 20만대를, 폴란드의 FLS사에선 연간 4만대규모의 소형상용차와 승용차 5만대등 9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달말 인수예정인 폴란드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FSO사에선연산22만대규모의승용차가 생산될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대우가 2000년까지 계획중인 해외생산 1백만대중 80%가유럽에서 이루어 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우는 유럽에서 왜 이렇게 튀는가. "유럽돌진"의 가장 큰 배경은 후발업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대우는 해외진출에 관한한 현대 기아에 뒤졌다. 대우는 특히 미국에는 진출자체가 불가능하다. GM과의 옵션으로 인해 수출조차 불가능하다. 적어도 GM과의 옵션이 해제되는 내년까지는미국시장에서 발이 묶여 있다. 대우의 "유럽선택"은 "선진메이커들이 넘보지 않고 있던 미개척지인 동유럽에 남보다 먼저 진출해 그곳에 대규모 현지거점을 마련한다"(왕영남부사장)는 전략의 일환이다. 생산성이 낮은 동유럽 메이커들은 인수에 따른 비용도적게 든다는 잇점도 있다. 게다가 기존업체들 사들이는 만큼 후발업체의 핸디캡인 "시간"을 벌수도 있다. 또 그룹 전체적으론 세계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하는 유럽단일화시장에 대비하는 동시에 자동차의 "세계경영체제"도 구축할수 있다. 이렇게 보면 대우의 유럽공략은 불가피한 면과 전략적인 면이 딱 맞아 떨어져 가속이 붙고 있다는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우의 전략이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우선 너무 쉽게 벌리는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기업인수에 따른 자금만도 30억달러나 되는데 "현지금융"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이 자금을 주로 차입에 의존한다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수출만해도 그렇다. 예컨대 올들어 처음 영국에 첫발을 디딘 대우가 6개월만에 1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지만 이건 "실적"으로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부정적인 측면도 적지않다. 이같은 소나기식 수출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반덤핑제소나 수출자율규제의 빌미를 제공할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어쨌든 대우는 지금 2000년에 세계10대 자동차메이커 진입을 위한 터전을 유럽에서 닦고 있다. 유럽터가 잘 닦이면 대우는 분명 승부수를 적기에던졌다고 평가될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는 무모한 야심이 부른 자충수였다는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