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오는가] (5) 시중자금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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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움직이면 자금흐름도 바뀌게 마련이다. 특히 금리가 상당기간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태이고 보면 어떤 식으로든 자금흐름의 변화를 예상해볼수 있을 것이다. 금융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과 주식투자쪽으로 자금이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구기관쪽 사람들은 자금의 성격과 현제도상 자금흐름에 큰 변화가 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전문가들간에 다소 시각차이가 있다. 금융연구원의 박재하연구위원은 "저금리라고 해도 주식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금방 이동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일반투자자들이 주식투자의 위험성을 인식하면서 계속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이 저금리시대에 유망투자대상으로 부각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안정성을 중시하는 거액투자자들의 경우 주식투자를 대체투자수단으로 삼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박연구위원은 "그렇다고 금리가 추가하락하기도 쉽지않을 것이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등 기본경제지표로 볼때 금리가 더이상 급락하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라며 자금이 금융권에서 맴돌며 그중에서 고금리상품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의 강석훈연구위원도 마찬가지 시각이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금융기관들이 금리안정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올연말에 정부가 채권발행을 늘릴 방침인데다 내년도 물가안정을 예상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은행과 증권사등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거액고객상대의 영업을 주로 하는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금리가 연초보다 2%포인트이상 떨어졌기 때문에 다른 투자대상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상담을 하다가 자금예치를 포기하고 자금을 부동산구입에 사용하는 사람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쪽에 투자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시 부동산으로 옮겨가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부동산경기가 안정돼있지만 부동산가격에도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가격이 많이 움직이는 지역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목이 좋은 상가나 생활환경이 좋은 일부신도시의 아파트가격등 특정부동산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전반적인 부동산경기도 더이상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어 부동산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시각을 뒷받침한다. 미분양아파트문제로 중견업체를 포함한 건설업체들의 부도로 정부에서도 부동산투리를 잡는데에는 한계가 있을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나은행측도 "저금리시대에는 일부자금이 금융권을 이탈하여 부동산시장으로 유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거용건물의 시세차익보다는 상가건물에 투자하여 임대료수입을 얻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할수 있다. 또한 골동품 서화 금등 실물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는 내용의 자료를 내놓았다. 대신증권 자산운용기획팀의 차영철차장도 부동산과 주식투자가 저금리시대의 대체투자수단이 될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차차장은 "일단은 금융권안에서 보다 고금리상품을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기대에 맞는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찾지 못한다면 다른 투자대상을 모색할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사의 공사채형수익증권 은행신탁계정이나 금고등을 타진한뒤 나중에는 주식투자와 채권투자를 결합한 투신사의 수익증권이나 주식형수익증권등을 통해 주식에 간접투자하는 방식도 고려될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투신사상품중 혼합투자상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사실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성이 많이 인식되면서 개인들의 주식직접투자에는 한계가 있다는데에는 동의하는 입장이다. 아직 자금흐름에 뚜렷한 변화는 없어 보이나 저금리추세가 뚜렷해진다면 고금리에 익숙해진 자금은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을 것이다. 결국 고수익를 내주는 대체투자대상이 무엇이 될지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과세정책등이 중요한 변수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