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00억달러 시대] 중소기업 지원 눈돌린다

삼성본관 18층에는 "넥스트 웨이브"라고 하는 소조직이 한 구석을 차지하고있다. 삼성물산 소속인 이 조직에서는 얼마전 "접는 상자"라고 하는 기발한 상품을 내놓았다. 필요에 따라 접었다 폈다 할수 있는 이 제품의 아이디어는 원래 한 중소기업의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상품화하기에는 자금력도 달리고 마케팅도 자신이 없던 차에 넥스트 웨이브쪽과 선이 닿아 햇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사례는 계열사의 수출창구역할에 치중해온 종합상사들이 서서히 중소기업 지원에 눈을 돌리고 있는 현상의 한 단면이다. 현재 중소기업지원에 비교적 적극적인 종합상사는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LG상사 등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중 삼성물산은 그룹 중소기업지원실에서 마케팅 및 자금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마케팅지원은 주로 특허제품을 개발한 중소기업에 대해 제공된다. 대영포장의 포장용지나 대림파레트의 무공해 종이 팔레트 등이 그 대표적인사례다. 또 앞서 접는 상자의 예처럼 아이디어단계에서 발굴해 상품화업무 일체를 지원해 주기도 한다. 자금지원은 연간 50만달러이상 수출이 가능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0만달러당 1억원씩을 연리4~10%로 빌려 준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에 수출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지원대상 기준을 30만달러이상으로 낮추고 수출규모별 금리수준도 인하했다. 현대종합상사는 기획실에서 거래빈도와 회사의 신용상태 성장성 등을 감안하여 200여 업체를 지원대상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현대는 연1회 이상 이들 협력업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원방안을 함께 논의한다. 지원내용은 크게 해외영업부문과 경영.관리부문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해외영업력 개선을 위해서는 협력업체들의 해외출장시 지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각종 예약대행이나 통역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또 경영.관리부문에서는 자금지원은 물론 금융 회계 법률관련 자문과 기업진단도 해준다. 여기에 곁들여 해외공동투자 해외전시회및 박람회 공동참여등도 추진하고 있다. LG상사도 삼성물산과 마찬가지로 그룹차원에서 100억원의 중소기업지원자금을 조성, 시중금리의 80~90% 수준으로 중소협력업체에 대출해 주고 있다. 또 이와는 별도로 LG상사 북한팀에서는 작년말부터 350여 중소기업을 선정,이들의 대북임가공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 첫 결실로 지난 8월 4만달러 상당의 스키장갑을 들여왔으며 올연말까지 4개 품목을 추가 반입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