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 반세기 눈부신 성장 .. 국내외 기전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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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은 1945년 서울 남산동에 한성기원(한국기원의 모태)의 현판이 걸리고 현대바둑의 씨앗이 뿌려진지 꼭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짧다면 짧은 세월동안 한국바둑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양적으로 보면 해방직후 겨우 3,000명을 꼽던 바둑인구가 지금은 1,000천만명 헤아릴 정도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기전규모도 1956년 국수전(당시 국수1위전)이 창설된 이래 현재 국내기전만 16개다. 총 예산규모가 년간19억여원이고 우승상금만도 2억3천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국내에서 개최하는 국제기전(동양증권배, 진로배, 보해컵,롯데배 한.중대항전)까지 합하면 총예산이 30억을 넘는다. 최근 기전의 창설이 잇따르고 있는 등 바둑계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몇년후면 바둑계의 외형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질적인 변화는 더 두드러진다. 중.일로 부터 시골서생 취급을 당하던 한국바둑이 세계기전 8연속제패라는 금자탑을 쌓고 세계바둑의 흐름과 경향을 주도하고 있다. 프로기사에 대한 인식도 당시 유한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도박꾼쯤으로 보던 곱지않던 시선에서 전문직업인으로 바뀌었다. "살아있는 기성"으로 추앙받는 우 칭위엔구단은 "조국(대만)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 내실수"라고 말했다. 다행히 조남철구단은 1941년 일본기원초단을 획득하고 이년뒤 귀국해 척박한 땅에 불씨를 지폈으며 불가사의로 표현되는 이창호라는 기재가 탄생됐다. 이제 "한국이 참가하지 않는 국제대회는 무의미"하다는 말이 해외에서 들릴 정도니 우리바둑계가 천복까지는 안돼도 인복은 있는 셈이다. 성장속도에 가려졌지만 문제점도 여전히 많다. 월간 "바둑" 10월호를 통해 바둑관계자들은 단위제도의 불합리성,기전운영의 타성, 한국기원전산화 부진, 아마기사에 대한 배려부족 등을높은 목청으로 지적했다. 정수현팔단은 한국기원 연구생교육개선, 여성바둑인구확대, 바둑보급구조의 정비와 확충, 해외바둑보급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행정주체인 한국기원과 바둑계의 실질적주역인 프로기사들의 사고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 바둑계안팎의 지적이다. 그러나 50주년이 되는 오늘 홍익동 한국기원회관은 조용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