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수출 1,000억달러 시대 .. 강병호 <대우 사장>

강병호 우리나라의 총수출규모가 드디어 1천억불을 넘어섰다. 지난해 달성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12번째의 기록으로 지난 64년 1억불 고지를 넘어선 이래 불과 31년만에 1천배의 신장을 이룩한 것이다. 세계수출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64년에 불과 0.08%에 머물렀던 것이 지난해에는 2.24%로 크게 늘어났으며 31년간의 연평균 수출증가율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25.1%에 이른다. 무역인의 한사람으로 정말 가슴뿌듯한 일이다.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여 국가경제를 살찌우는 수출우위를 성장전략은그동안 대내외적인 환경요인과 맞물려 우리경제의 계속적인 양적성장과 팽창을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수출 1천억불이 지니는 질적인 측면으로 이에대해 한번쯤 싶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수출과 수입액을 합친 무역액을 국내 총생산(GDP)으로 나눈 무역의존도 즉, 한나라의 경제활동에 있어서 무역에 대한 의존정도를 나타내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볼때 무려 5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비중은 올해에도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엔화의 지속적인 강세에 힘입어 수출이 가파른 호황국면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적자는 총액면에서 좀처럼 줄어들 것 같지 않은 것도 우려요인으로 지적된다. 우리나라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기반의 상당부분이해외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때문에 해외시장의 여건변화는 우리경제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이는 굳 국민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최근 지역별 경제블럭의 확대와 무차별 개방압력등 무역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내산업의 공동화와 무분별한 해외투자는 지양한다는 전제아래 세계 곳곳에 경영요소별 최적의 지역을 선정하여 면밀한 사업성 검토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확대.강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와함께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이 서로 긴밀히 협력하여 자본재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함으로써 자본재의 해외의존도를 줄여 나가고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 경상수지적자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이제는 경제의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인 측면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방안을모색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