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합니다] 홍세기 <전기안전공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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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자.국민과 직접 만나자. 공장이나 빌딩의 전기설비에 대한 안전점검을 맡고 있는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제1회 전기안전 촉진대회"라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지난 74년 재단법인으로 설립된 이후 21년만의 일이다. 전기안전공사는 이에 앞서 금년봄 전기설비 설계.감리회사를 설립했다. 부실공사를 막기위해 공익사업에 직접 "서비스"개념을 도입키로 한 것. 이같은 변신의 주역은 홍세기이사장. 5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그는 전기안전공사의 변신을 "전기안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 중요"해서라고 강조했다.=======================================================================[[[ 대담 = 정태웅 ]]]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지난 1일 전기안전 촉진대회를 열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개선이나 개혁.변혁에 굳이 촉진대회같은게 필요합니까. 홍이사장=우리 국민들이 전기를 유용하게 쓸줄은 알지만 그 반면에 전기에는 대형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대형 인명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원인은 크게 두가지라고봅니다. 하나는 설비가 부실하거나 공사를 제대로 안한 경우고 다른 하나는 사용자들이 안전불감증에 걸려 있어 정비.점검을 철저히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전기안전 촉진대회는 국민들에게 전기안전의식을 일깨워주기 위해 개최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기안전공사가 세워진지 21년만에야 처음으로 열린 것은 늦어도보통 늦은게 아니겠네요. 홍이사장=옛날에 이런 대회를 했다면 다분히 전시효과를 염두에 두었겠지요. 그러나 이번 대회는 성격이 다릅니다. 전기안전사고 예방의 주체는 전기 생산업체인 한국전력과 전기공사업체,그리고 전기의 사용자인 국민들입니다. 이들 주체가 모두 모여 전기재해예방의 결의를 다지고 전기안전 우수관리 사례를 모아 발표하는 자리로 만들었습니다. 또 가정에서 전기를 직접 사용하는 주부들과 학생들의 체험수기를 선정해 실생활의 경험담을 들어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구요. 전기안전관리 우수업체에 대한 시상식은 참석자들의 호응이 무척 많았습니다. -전기안전의식을 일깨우는데 개최목적이 있었다는 말씀이군요. 홍이사장=그렇습니다. 전기안전촉진대회는 국민들의 동참속에 열린 행사입니다. 이번 대회가 국민생활속에 전기안전의식이 뿌리를 내리는 대회가 됐다고 봅니다. -전기로 인한 재해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홍이사장=사용자의 부주의때문에 발생하는 감전사고와 누전.합선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화재사고가 모두 2만2천여건이 발생했는데 그 가운데전기로 인한 화재사고는 7천여건에 달합니다. 전체 화재가운데 전기화재가 39.1%나 되는 거지요. 이는 선진국의 문턱에 섰다는 우리로서는 창피한 수치입니다. 이웃 일본은 전기화재 점유율이 11%에 불과하고 미국도 15%를 넘지 않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기 사용자들이 안전의식이 없이 무심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지요. 건물전체 설비 가운데 부적합한 전기분야시설도 일본은 2%에 불과한데 우리는 6%를 넘습니다. 그만큼 불량설비가 많습니다. -이런 비율을 낮추기위한 전기안전공사의 수치목표는 없습니까. 홍이사장=왜 없겠습니까. 우선 올 목표는 전기재해율을 35%로 낮추는 것입니다. 2천년까지는 미국수준인 15%대로 낮추는게 목표입니다. 전기설비 부적합율도 2천년에 2%로 낮출 계획입니다. -그같이 수치를 낮추려면 기술개발및 연구활동이 강화돼야 할텐데요. 홍이사장=전기안전공사는 매년 8만호에 이르는 가정집과 공장등의 전기설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점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안전한 설비의 사용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안전설비의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지요. 지난 9월에 전기안전시험연구원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전기설비및 안전장비의 연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발전시설에 대한 전기안전점검업무를 지난해부터 전기안전공사가 맡는다지요. 홍이사장=지금까지 발전소 송.변전시설은 한국전력이 독자적으로 관리해왔으나 지난해 발전설비 검사단을 발족해 명실공히 모든 전기설비에 대한 안전점검을 맡게 됐습니다. 매년 6명을 해외로 연수보내 선진기술을 습득토록 하고 있구요. 올해까지는 한전과 공동으로 점검하고 내년부터는 단독으로 검사할 예정입니다. 또 전기설비 설계.감리회사도 별도로 설립해 영업에 들어갔습니다. 부실공사를 막기위한 것인데 영리보다는 안전을 목적으로 세운 것이지요. 설계에서부터 철저히 안전규정을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