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적정수위' 또 논란 .. 잠재성장률 7.1% 추정 계기
입력
수정
"성장이냐, 안정이냐" 한국은행이 4일 우리 경제의 최근 잠재GNP(국민총생산)성장률은 "7.1%"라고공식 추정함에 따라 성장론과 안정론의 논리대결이 또 한차례 벌어질 것으로예상된다. 한은이 잠재성장률을 발표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한은금융경제연구소 정보영소장은 이날 "내년에 예상되는 경제성장률(7.4%)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성장률은 더 낮출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을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켜 경제안정을 위협할 것이란 지적이다. 정소장은 "올 성장률 9.3%로 잠재성장률보다 무려 2%포인트 이상 높아 이미 물가불안요인은 상당히 내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잠재GNP는 "인플레이션을 가속시키지 않고 지속적으로 달성할수 있는 최대GNP"를 의미한다. 따라서 한은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경제성장이 내년에 심한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은의 이런 논리는 "생산함수접근법"이란 논리에 기초한다. 실제GNP와 잠재GNP를 잠재GNP로 나눈 GNP갭이 지난해 하반기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어 물가상승을 점점 압박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80년에서 89년까지의 잠재성장률(7.7%)과 실제성장률(7.9%)의 차이는 0.2%포인트 90년에서 93년까지의 잠재성장률(7.2%)과 실제성장률(7.4%)의 차이도 0.2%포인트였으나 94년이후 올 상반기까지의 잠재성장률(7.2%)과 실제성장률(8.6%)의 차이는 1.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게다가 내년은 총선을 끼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확보를 위한 공공요금인상등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등 가뜩이나 물가불안이 우려된다는게한은의 생각이다. 그러나 실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을 경우엔 상황이 1백80도 달라진다. 최근 잠재GNP수준을 이병완영남대교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8.0%로진단했다. 제일경제연구소(사공은덕연구위원)도 7.9%로 보고있으며 금융연구원(최공필연구위원)도 7.6%로 추정했다. 이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하면 한은이 전망하고 있는 내년 성장률(7.4%)는 잠재성장률을 밑돌게 된다. 물가걱정보다는 성장위축을 우려해야 한다는 얘기와도 같다. 재계에서는 평소 이같은 "논리"를 근거로 정부의 안정론에 반대하면서 성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성장론"을 강조해 왔다. 한은은 그러나 최근 전경련부설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영훈연구위원)도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한국은행의 추정치와 비슷한 7.3%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재계의 대변자인 전경련도 물가안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논리에는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란게 한은의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