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시장] "물밑작업 끝났다" .. 수면위 경쟁 본격화

민자발전 사업자 선정이 내년 상반기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민자발전소 수주를 위해 물밑경쟁을 벌여왔던 각 그룹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정부는 발전시설 확충을 위해 유연탄화력 2기와 LNG(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 2기등 모두 4기의 발전소 건설에 민자를 유치키로 했다. 각 그룹들은 독자적인 민자발전소 건설계획을 마련해 정부에 의향서를 제출하는등 참여를 위한 채비를 갖춰 왔다. 대기업들이 민자발전사업에 참여하려는 것은 자체 전력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발전소 건설을 통해 에너지및 발전설비사업에 진출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민자로 일단 건설된 발전소는 해당 기업이 소유해 운영토록 방침이 정해져있어서다. 특히 LNG관련사업의 경우 오는 2000년에는 수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발전소 운영실적은 해외발전시장 진출에도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보여 업체들은 시장참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민자발전사업 참여를 공식 선언한 곳은 현대 삼성등 10여개 업체. 각 업체들은 전담팀을 구성해 부지선정 컨소시엄 파트너 물색 해외기술협력선 타진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LNG복합화력 발전소와 유연탄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는 건설과 중공업을 중심으로 SOC(사회간접자본)추진팀을 구성, 사업자 선정을 위한 막바지 "득표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그동안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어민자발전소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는 발전소를 율촌공단에 지을 계획으로 있다. 또 LNG사업을 통해 앞으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SOC추진팀을 구성해 LNG발전소 건설과 함께 발전설비 사업에도참여할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포스터 휠러사와 발전소 건설에 관해 기술을 협력키로합의했다. 충남 당진을 LNG발전소의 유력한 부지로 보고 있다. LG그룹은 오는 2010년까지 모두 3조원을 투입해 LNG복합화력 발전등 민자발전사업에 참여한다는 청사진을 지난 4월 공식발표했다. "민자발전사업단"을 가동하고 있는 LG는 사업자 선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그룹은 정부가 확정발표한 2002년까지 40만 급 LNG발전소 건설에 참여할 방침이다. 대우는 수도권지역에 민자발전소를 짓기 위해 경기도 옹진지역에 부지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경남 고성에도 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대림그룹은 지난 3월 LNG사업 추진단장에 선우현범 전한국기술공업사장을 영입해 민자발전사업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대림은 인천지역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해 LNG발전소및 인수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복합발전시설에도 참여, 2,400MW 급 가스터빈및 1,200MW 급 스팀터빈과 열회수 보일러 16기등의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대림은 사업자로 선정되면 오는 2001년부터 시운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정부에 제출해 놓고 있다. 한진그룹은 인천 율도에 320만kW 규모의 LNG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한진은 모두 3,900억여원을 투자해 97년부터 발전소 건설에 들어가 2001년까지 완공한다는 생각이다. 포항제철도 LNG발전사업및 민자발전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포철은 2010년까지 모두 4조원을 들여 360만kW 규모의 LNG발전소 건설및 연간 600만t 규모의 인수기지를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부지는 광양만을 유력한 곳으로 물색해 놓고 있다. 동아그룹 역시 300만평 규모의 김포매립지에 40만MW 급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또 유연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서해안지역을 물색중이다. 한라그룹은 미국 엔론그룹과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나설 예정이다. 한라는 엔론그룹이 개발한 예멘유전의 천연가스 판매권을 갖고 있어 사업추진에 더욱 적극적이다. 한보그룹은 아산만 철강단지에 5,800억원을 들여 60만kW 급 유.무연탄 겸용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보는 박슬래브설비 증설시점에 맞춰 97년까지 공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한화에너지는 1,0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율도에 30만kW 규모의 LNG 벙커C유 겸용 복합발전소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선경그룹도 건설 유공 해운 그룹경영기획실을 중심으로 SOC추진위를가동하고 있으며 삼환기업 대성산업등 중견그룹들도 민자발전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