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지역을 가다] (30) 남아공 <5.끝> .. 흑인근로자 습성

"흑인을 고용하려면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가발업체 에버니패션에서 오랜 기간 작업감독을 해 온 김기우이사는 흑인들이 우리와 사고방식이 꽤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이사는 감독자가 잠시 한눈을 팔면 작업장에서 가위나 칼 풀 등 도구들이순식간에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흑인동료들은 이 사실을 결코 작업반장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흑인노동자들이 작업중에 도시락을 먹거나 잡담으로 업무를 중단하는 일은흔하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잠을 자다가 발각되기도 하는 등 작업장에서의 근무태도는 형편없다고 공장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작업시간은 철저하게 엄수하는 편이어서 작업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리면 하던 일감을 그대로 두고 퇴근할 정도라는 것. 성격은 대체로 양순한 편으로 직장내 싸움은 거의 없다. 일단 인간관계를 맺고 사기를 진작시켜 주면 열심히 일하는 것도 이들의 특성이라고 한다. 더욱이 흑인들은 3개월정도 출근하면 이직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의류업체 메종코프랑의 구본태과장은 흑인고용인의 초상집에 갔을때 상주에게 먼저 예를 갖추는 모습이나 노인을 우대하는 모습 등은 우리 풍습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구과장은 공장을 설립했을 당시에는 작업장에서 근로자들의 근무태도를 종일 감독했으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각자 책임량을 잘 해낸다고 말했다. 더욱이 극성스러웠던 도둑질도 악임을 거듭 교육시키자 차츰 줄어들고 있는추세라는 것이다. 특히 부모나 형제들이 함께 일하는 경우 가족의 생계가 공장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일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고 자식이 일이나 근무태도에서잘못된 행동을 보이면 부모가 야단치는 광경을 자주 목격한다고 구과장은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