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독자광장] 농촌까지 파고든 '백색공포' .. 김영수

"백색의 공포" 히로뽕이 드디어 소도시의 농촌지역까지 침투, 농민들을 상대로 히로뽕을 판매하던 일당이 수사당국에 적발되었다는 뉴스에 농민의 한사람으로 충격을 금할수 없다. 지난해도 "농부증"으로 고생하던 농민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히로뽕을 상습공급해 오던 판매책과 투약한 농민이 함께 구속된 일이 있었다.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농약사용, 장기간 밀폐된 비닐하우스 작업등으로 농민의 69.2%가 농부증에 시달리고 있다한다. 팔다리가 쑤시고 어깨결림 요통 가슴답답함을 겪는 것이 이른바 농부증의 증세라 하겠다. 이같은 농부증을 앓고 있는 농민들 대부분이 전문의 한번 찾아갈 경제적 여건이 못되는데다가 시간적 여유가 없는 탓으로 진통제나 신경통약등을 복용, 겨우 통증완화를 하고있는 실정이다. 이를 이용하여 "팔다리 쑤시는데 특효약"이라 속여 히로뽕을 밀매 투약케하여 농민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농부증과 히로뽕(마약)밀매와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특히 히로뽕은 다른 마약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데다 최근에 중국산히로뽕까지 밀수입돼 농민들에게 접근이 용이하다고 보인다. 당국은 이러한 열악한 환경속에서 어쩌다 마약에 손을 대게된 농민들에게 따뜻한 이해와 관심을 갖고 선처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본다. 김영수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