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한국적 미 파격디자인 눈길..96 춘하 SFAA서울컬렉션

번쩍이는 비닐소재의 검정 재킷, 가슴에 나선형무늬 비닐을 덧댄 빨간색 모직원피스, 가는 띠로 가슴을 빗장처럼 가로지른 검정 재킷에 머리에는 색색의 화려한 퍼머컬을 감은 미용실에서 갓나온 듯한 차림.. 21~24일 서울삼성동 KOEX에서 열린 96년봄여름 SFAA 서울컬렉션은 실험정신이 유난히 돋보인 무대였다. 컬렉션 참가자는 17명. 진태옥 한혜자 신장경 루비나 오은환 장광효 지춘희 이상봉 이신우 배용 박항치 김동순 설윤형 박윤수 정미경씨등 기존회원과 준회원인 최연옥 송지오씨가 한 무대에 섰다. "예술로서의 옷"을 강조한 참신한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 이번 무대의 실험정신은 한국적 요소의 창조적변형과 첨단소재의 파격적 디자인이라는 두가지로 요약될수 있다. 디자이너 진태옥 박항치 설윤형씨는 한국적요소를 과감히 응용했다. 진태옥씨는 기녀도와 미인도를 프린트한 실크원피스, 박항치씨는 태극기를 응용한 비닐 배꼽티와 핫팬츠, 설윤형씨는 가슴과 허리에 희자를 금박처리한 검정색 소매없는 원피스를 각기 내놔 "한국적 아름다움을 창조적으로 변형했다"는 평을 들었다. 파티복등 풍성한 개량한복 일색이었던 예전의 한복응용 경향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는 것. 한편 이신우 오은환 박윤수 루비나 최연옥씨는 다소 차가워보이는 첨단계열의 옷으로 SFAA의 전통인 실험정신의 맥을 이었다. 번쩍이는 인조가죽, 싸늘하고 야성적인 느낌의 뱀피무늬 실크, 형광색 비닐 등이 주소재로 사용됐다. >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회.회장 오은환)는 국내정상급 패션디자이너들이 89년11월 구성한 단체. 90년11월 진태옥 이신우 박항치 설윤형 오은환 박혜숙 한혜자 김동순 루비나 김희진 박윤수 지춘희씨 등 초기회원 12명이 첫컬렉션을 가진 후 매년 두 차례 정기행사를 열어왔다. 이번 쇼는 제11회. 올해 6월 두명의 준회원을 영입,회원은 17명이 됐다. 준회원은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만든 제도.서정훈 SFAA 사무국장은 "준회원에게는 절반의 경비로 행사를 치를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회원중 쟁쟁한 해외컬렉션 참가자가 많은 것도 특징. 진태옥 이신우씨는 파리컬렉션, 김동순씨는 도쿄컬렉션에 내놓았던 작품을 그대로 선보여 세계 패션흐름을 가늠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