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소환불응] 초강경에 허찔린듯 "아연"..전씨측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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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본부가 2일 오후11시20분께 전두환전대통령을 반란수괴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약 15분뒤 9명으로 구성된 구속집행조를 급파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씨가 귀향한 합천과 부인 이순자씨가 남아있는 연희동은 전격적인 구속집행에 크게 당황했다. .전씨가 묵었던 합천 5촌 조카 전규명씨(65)집은 이날 오후 검찰이 전씨 검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져 이미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검찰이 당장 이날 사전구속영장을 발부, 구속집행조를 합천에 급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긴박감속에 허를 찔린듯 아연해하는 분위기. 장세동 안현태 허문도씨 등 전씨를 수행한 측근들은 이날 오후6시30분께 합천읍내 모처에서 다소의 휴식을 취하며 검찰의 추이를 살폈으나 검찰이 전격적으로 전씨 검거에 나서자 오후11시께 다시 전씨숙소로 모여 대책을숙의. .검찰의 검거소식이 전해지자 전씨의 동생 경환씨를 비롯한 친인척들과 마을주민들은 전씨가 머물고있는 전규명씨 집을 방문, 삼삼오오모여 향후 추이와 현정국등을 놓고 이야기하는등 추위속에서도 밤을 함께 새우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들은 주로 전씨의 앞날을 걱정했으나 게중에는 격앙된 목소리로 현정권을 비난하는가 하면 취재진들에게 불만을 터뜨리기도. .이순자씨와 3남 재만씨 내외만이 지키고 있는 연희동자택은 전씨 귀향후 태풍에 할퀸듯 무거운 침묵. 그러나 오후6시께 전씨 검거소식에 이어 구조힙행조를 합천에 보냈다는TV보도가 나오는등 사태가 시시각각으로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자 안절부절하는등 초상집 분위기. .이에앞서 이날 오전9시1분 대국민성명서 발표를 위해 연희동자택을 나선 전씨는 다소 피곤한 듯한 모습이었으나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짓는등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 전씨는 포토라인 약 10m앞에 멈춰서서 기자들에게 "추운데 수고하십니다"고 짤막히 인사를 건낸뒤 2쪽 분량의 성명서를 침착한 어조로약 8분간 읽어내려 갔다. 전씨는 성명발표직후 검정색 아카디아승용차를 타고 측근등 23명의 일행과 함께 오전 9시35분께 동작동 국립묘지에 도착, 곧바로 충혼탑에 참배. .전씨는 고향 합천으로 가는 생애 두번째 "탈서울"길에서 지난 88년11월 울분에 떨며 백담사로 갔던 것과 달리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듯다소 숙연한 표정. 전씨가 탄 승용차는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모두 7대의 수행차량의경호를 받으며 평균시속 1백40km의 빠른 속도로 고향을 향해 질주하자지나는 차량들의 운전자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차량행렬에서 한동안눈길을 떼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