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구속] "오욕의 역사 깨끗이 청산돼야" .. 시민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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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전대통령이 3일 새벽 고향집에서 전격적으로 구속집행돼 안양교도소로 수감되는 모습을 지켜본 대부분의 국민들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오욕의 역사가 깨끗이 청산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국민들은 또 기성정치권에 대한 강도높은 각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두전직대통령의 구속등 잇따르고 있는 정치적 소용돌이에 대해 다소 혼란스럽다는 입장도 일부 나타냈다. 이날 오전9시께 부산행 버스를 타기위해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나온 김철호씨(35.회사원.서울 동작구 흑석동)는 "어제의 당당했던 모습이 떠올라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며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주기위해서라도 검찰은 전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창복전국연합상임의장은 "과거에 저질렀던 죄과를 뉘우치지 않은채 오히려 후안무치한 행동을 한 전씨가 구속된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검찰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하고 전씨도 역사앞에 모든 사실을 털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영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정책부장은 "전씨의 구속은 12.12,5.18등 내란과 반란으로 헌정을 중단시키고 양민을 학살한 죄인에 대한 당연한 조치"라며 "오욕의 민족사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기위해 구속이후에라도 특별검사제를 도입해 진상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수변호사는 "불의를 저지른 자는 세월이 흘러도 단죄가 이뤄진다는 역사의 진리가 확인됐다"며 "특히 한번도 제대로 얼룩진 과거에 대해 청산을 하지 못했던 우리도 이젠 강압적인 군사문화를 씻어내고 새로운 정치,사회를 이뤄나갈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연택한양대교부부처장은 "한꺼번에 풀수없는 복잡한 문제를 급작스럽게 해결하려고 하다보니 검찰의 전격적인 소환결정과 이에 대한 반발등 다소 혼란스런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전씨 양측 모두 역사적인 시각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어나갈때 후세에 부끄럽지 않은 해결책을 찾을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부 김경희씨(31.서울 도봉구 상계동)는 "전씨 구속은 5공출범과정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헌정질서 파괴행위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짓밟은 행위에 대한 법적 청산의 시발점"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고 아울러 정부는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가면서 예측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정연우서일전문대교수는 "다소 정신없고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정확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을 엄벌하기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전씨는 이제 검찰에서 당시의 경위등을 정확히 밝힌뒤 죄값을 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염무웅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은 "당연한 일이 이제 이루워졌을뿐"이라며 "정부가 일관되게 5,6공세력의 비리를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것만이 현 정국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혼란을 줄일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비오 신부(5.18기념재단 이사장)은 "휴일 아침에 천리길을 달려서 전직대통령을 전격구속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라꼴이 비참하다고 느꼈다"며 "이번 전씨 구속을 계기로 오도된 진실과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사회와 정치가 깨끗하게 세탁되고 거듭나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자전남도의회의원은 "뒤늦게 나마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씨가 구속된 것은 환영하다"면서 "그러나 전씨의 조기구속으로 인해 5.18특별법의 핵심인 특별검사제의 도입이 유야무야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