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conomist지] 베트남 떠나는 구미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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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특약 독점 전재 ]]] 이번주에 베트남의 전화보급률은 인구 1백명당 한대꼴이 됐다. 3년전전만 해도 3백명당 한대수준이었다. 물론 아직 아시아중 전화보급률이 가장 낮기는 하나 이 증가속도는 매우 빠르다. 바로 이 빠른 증가율은 외국기업들이 왜 베트남으로 몰려들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된다. 그러나 최근들어 외국기업들이 하나 둘 베트남에서 떠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달 독일 폴크스바겐은 자동차생산공장 건설계획을 갑자기 취소한채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이에앞서 일본 미쓰이물산도 베트남가스전 개발사업을 포기하고 영국 브리티시가스는 투자규모를 축소했다. 프랑스 토탈은 베트남최초의 정유공장을 건설하려던 방침을 돌연 철회했다. 호주 광산.철강그룹인 BHP는 베트남해안 유전개발사업에서 손을 뗄 계획이다. 베트남이 언젠가는 포효할 새끼호랑이라는 점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10년전 도이모이(경제쇄신)정책을 개시한후 공산당지도자들은 베트남경제에활기를 불어넣었다. 베트남은 7천4백만인구의 대부분이 젊고 문자해득률이 높아 저렴한 노동력의 보고이자 신거대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따라 베트남은 또 하나의 중국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양국간에는 유사성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적지않은 규모의 변칙적인 지하경제임에도 불구, 베트남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백달러 남짓한 세계최빈국중 하나다. 중국 국민소득은 베트남의 2배다. 경제개혁정도에서도 중국은 베트남에 앞서 있다. 중국에는 증시가 벌써 2개나 있지만 베트남은 내년으로 잡혀있는 첫 증시개설시기를 내년이후로 미뤄 놓았다. 베트남에는 여태까지 회계감사를 받은 국영기업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민영화의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속에서 외국업체들의 사업계획서를 몰래 찍은 해적복사판(하노이시 트랑티엔가 골목에서 모험심많은 서적상인들이 팔고 있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기업들은 일단 투자인가를 받고나면 실제투자에 매우 소극적이다. 지금까지 총 8백개 외국기업들이 1천4백여건의 사업에 1백70억달러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지만 실제로 사업이 착수된 것은 전체의 5분의1밖에 안된다. 외국기업들은 베트남정부의 고질적인 관료주의와 하급관리들의 뇌물탐닉에대해 불평을 많이 한다. 물론 이같은 문제는 베트남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베트남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초 베트남정부는 행정절차 간소화및 부패일소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그 일환으로 대형사업계약은 총리가 직접 챙기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외국인투자가들은 보다 고질적인 병폐를 지적한다. 한 미다국적기업의 베트남현지사업책임자는 "베트남은 시장경제로 영위되기위해 노력하는 통제경제시스템이다. 외국기업들은 수시로 정치적사안과정면충돌해야 한다"고 불만스러워 한다. 프랑스 토탈사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는 투자규모가 12억달러인 정유공장건설건을 총리에게 직접 들고 갔지만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벽지에다 공장을 세우라는 말만 들었다. 폴크스바겐은 베트남정부가 자동차시장 참여업체수를 제한하는 정책으로 돌아가자 자동차공장건설을 포기했다. 이처럼 베트남을 떠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빈자리는 금방 다른기업들에 의해서 메꿔지고 있다. 동일 사업에 응찰했다가 떨어졌던 외국기업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한국의 대우그룹은 토탈이 철수하자 재빨리 허공에 뜨버린 정유공장건설을 떠맡겠다고 제의했다. 아시아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서방기업들에 비해 베트남에서 사업하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투자중 대부분이 아시아업체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서방기업들의 불평처럼 아시아기업들이 뇌물을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줘야하는 지를 잘알고 있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아시아기업들 말많고 성가신 주주들의 등쌀에 시달리지 않는 전재적인 기업가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재적인 기업가들은 자기마음대로 판단하고 결정할수 있으므로 별다른 어려움없이 정부관리나 기업간부들을 다룰수 있다. 세계은행(IBRD)은 지난 1일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국영기업우대조치로 민간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이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관료주의와 국영기업우대정책같은 것들이 서방기업들을 베트남에서 내몰고있다고 할수 있다. "Foreign firms in Vietnam,Uncle Hos ghost" Dec.9,1995,c The Economist,London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