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과세' 자금이동] 돈 어디로 얼마나 움직였나

금융소득종합과세 실시를 앞두고 움직인 자금은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인 것일까. 한국은행은 일단 자금이 금융권안에서 맴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등 금융권밖으로의 이탈을 없다는 얘기다. 그동안 금융권안에서 움직인 자금은 3조원정도로 추산된다. 움직인 돈들은 주로 은행의 정기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투금사 기업어음(CP) 상호신용금고의 정기예수금등에 들어있던 개인들의 거액 뭉칫돈들. 움직인 방향은 분리과세대상인 장기채권 장기채권을 편입한 실적배당상품 타익신탁상품 장기저축성보험등이란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상품을 만기 5년이상의 장기채권으로 꼽고있다. 장기채권의 경우 물량이 한정되어 있으나 수요가 크게 몰려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예컨대 가장 인기를 끈 국민주택채권(1종)은 11월중 일평균거래량이 6백40억원으로 10월(3백45억원)의 2배수준에 달했다. 연 12% 수준이던 유통수익률도 최근에는 연 8%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0년만기의 국채관리기금은 최근 경쟁입찰 낙찰금리가 연9.10%선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이들 장기채권을 편입한 증권회사의 장기채권형 저축에도 대거 자금이 몰렸다. 11월중 장기채권형저축의 하루평균 판매액은 3백억원으로 월간으로는 6천원선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대한 국민등 국내 3대투신사의 분리과세대상 공사채형수익증권도 11월 한달동안만 1천1백90억원 늘어나는등 모두 3천7백35억원어치가 팔렸다. 비과세대상인 5년이상 장기저축성보험도 보험회사별로 평월에 비해 7백원정도 개인자금이 추가유입되는등 최근들어 3천억-4천억원가량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분리과세형 특정금전신탁에 11월들어서만도 1천8백억원 유입됐으며 종합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일반불특정금전신탁과 가계금전신탁을 주로 활용하는타익신탁에도 1천5백억-2천억원가량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이들 종합과세회피용 상품에 몰린 돈은 대분분 은행의 정기예금 투금사 CP등에 들어있던 개인 보유자금이 움직인 것이란게 한은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 상품들도 그동안 수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개인들의 뭉칫돈이 일부 이동했지만 고수익을 겨냥한 기관투자가의 대규모단기여유자금이 유입된데다 지난달 20일 3단계 금리자유화조치로 소액의 개인여유자금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10월중 3천5백1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던 정기예금은 3단계금리자유화조치로 단기정기예금의 수신금리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거액의 기관자금이 유입됨에 따라 11월에는 무려 1조3천8백92억원 늘어나기도 했다. 한은은 그러나 종합과세를 의식한 자금이 부동산등 금융권밖으로의 유출된흔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화.골동품 및 사치성소비재수입과 해외여행경비 해외증권투자등이 다소 늘어났으나 이는 종합과세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소득향상와 외환자유화폭 확대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은관계자는 "종합과세로 인한 자금이동은 내년 3월까지 많아야 4조원정도 더 움직이는데 그칠것"이라며 "이들 자금이동도 대부분 제도금융권안에서 움직이거나 증시여건이 좋아질 경우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종합과세실시가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아직 없고 앞으로로 미미할 것이란게 한은의 잠정결론인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