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미래의 결단'..미래를 만드는 의사결정 요소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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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사 : 한경 서평위원회 *** 저 자 : 피터 드러커 ***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피터 드러커 박사는 지난 92년,93년에 각각 "미래의 경영"과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발표하여 미국과 일본에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86세의 고령에 비추어 솔직히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가 드러커의 마지막 저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대학시절 그의 저서 "경영의 실제"( Practise of Management )를 읽었는데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도 드러커는 여전히 경영.경제학계 그리고 좀더 넓게 말해 사회과학계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저서들을 펴내고 있으며 후학들에게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드러커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예언"이나 "예측"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결단"(원제: Managing in a Time of Great Change )도 변화를 다루고 있지만, 미래를 예언하려고 시도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미래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 의사결정은 행동에 대한 약속이다. 행동은 언제나 현재형이고 그 현재의 행동이 "미래를 결정하는" 하나의 유일한 길이다. 따라서 "미래의 결단"은 경영자들이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 두번의 인터뷰와 25개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제1부 경영, 제2부 정보중심 조직, 제3부 경제, 그리고 제4부 사회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와 제2부에서는 경영자가 해야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할 일들을 다루고 있다. 앞으로 조직은 지시하지 않는 상사, 지시받기 싫어하는 부하들로 구성된다. 그래서 경영자의 영어표시는 부하를 거느린다는 의미의 매니저( manager )보다는 이그제큐티브( executive )를 더 선호한다고 했다. 당연히 조직은 정보기술을 활용하고 상호이해와 책임을 바탕으로 하는 수평경영, 즉 팀조직으로 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제3부 경제에서는 무역보다 투자가 더 중요시되는 세계경제에 대해, 미국 경제가 약해진 이유, 일본 경제의 약점, 미래의 성장산업으로 등장할 교육산업 등을 설득력있게 다루고 미래의 경제에서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가 될것임을 설명한다. 제4부 사회에서는 21세기 선진국사회의 모습을 논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지식인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크다. 프란시스 후쿠야마의 주장과는 달리 민주주의는 역사의 종말이 아니며 민주주의가 살아남으려면 선진국 사회는 시민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이 자원봉사활동의 증가이다. 자원봉사는 수요보다는 공급이 차츰 더 늘어날 것이고, 자원봉사는 "착한 마음"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과와 능력을 기초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진정 통찰력이다. 새롭지만 반짝하다가 사라진 사상가들과 달리 금세기와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드러커는 이 책을 통해 동시대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다음 세대에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의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전달력이 높은 치밀한 번역이 돋보인다. 민상기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