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 통상압력에 쉽게 굴복"..국제통상 변호사들 지적

한국은 미국의 통상압력에 매우 쉽게 굴복하고 특히 WTO(세계무역기구)제소위협이 잘 먹혀 드는 나라로 인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제 금융경제정보 전문 데이터베이스인 "다우 존스 NR"는 WTO발족 1주년을 앞두고 최근 국제통상 전문변호사들의 눈에 비친 각국의 통상협상 능력을 다룬 기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기사에서 국제통상변호사들은 한국이 미국의 통상압력에 매우 쉽게 굴복하며 WTO에 제소하겠다고 위협만 해도 지레 겁을 먹고 양보안을 제시하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본은 호락호락하게 양보했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미국 등의 압력에 대등한 입장에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지나치게 성급하고 고압적인 협상자세로 상대국에 역공의 빌미를 주는가하면 사족을 달아 협상을 복잡하게 끌고가는 경향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밖에 EU(유럽연합)는 미국의 위협에 흔들림이 없고 인도 브라질 등은 미국의 압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이득을 챙기는 실리형 협상자세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변호사들은 WTO와 관련해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정확한 문장과 표현으로 자국의 입장을 밝혀야 하며 사족을 다는 것은 WTO의 또다른 규정에 저촉될 소지가 있으므로 금기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 대해서는 고압적인 쌍무협상으로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효과적으로 시장개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WTO분쟁해결기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