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노사협력과제와 해법] 경영계 : 상호 신뢰기반 구축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는 선진국수준에 진입했다고 하기에는 아직도 미흡한 점이 너무나 많다. 노동운동 방향이 협력적 생산주의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는가하면 노사 상호간 신뢰의 기반이 튼튼하지도 않은 실정이다. 물론 부당노동행위 역시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경총 김영배 정책본부장은 현재 국내노사관계를 이같이 진단한다. 경영계는 대체로 이 시각에 수긍하는 편이다. 그러나 각 기업이 처한 여건에 따라 문제의 제기와 해결방법의 제시가 서로 다른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노사화합대상을 수상한 LG정보통신의 정장호 사장은 "정보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에는 경영환경 경영상황 및 전략을 근로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노경정보공유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힌다. 정사장은 실제로 잦은 경영설명회를 직접 주관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야 근로자들의 신뢰를 얻을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러나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전가의 보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각 기업별로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어떤 기업에서는 경영자의 결단 하나로 협력관계가 쉽게 정착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못한 기업들도 많다. 아직은 노사양측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D건설사 사장) 이병남 LG인화원이사는 보다 포괄적으로 노사문제에 접근한다. 그는 "노동계는 임금인상에만 매달리는 단체협상에서 벗어나 지식 정보 기술 기능 경험을 육성할 수 있는 교육훈련투자의 극대화에 관심을가져야 한다. 최근 미국의 여러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시스템라인과 초우량작업체계라는 혁신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이것의 핵심은 인적자원과 노사파트너십이다. 한국기업과 노동조합도 세계화를 위한 경영혁신과정에서 인적자원과 노사협력을 경쟁력의 지렛대로 보는 발상의 전환과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처럼 경영계의 시각은 다양하지만 기본전제는 똑같다. 그것은 "뭐니뭐니해도 우리경제는 노사관계가 고삐를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완길 (주)태평양 인력개발연구원원장은 "협력적 노사관계는 경쟁력향상을 위한 기본적 명제이다. 그것없이 초우량기업을 꿈꾼다는 것은 착각과 다름없다. "안돼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어느 누구도 해서는 안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