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새해의 마음가짐 .. 김재기 <케이블TV협회장>

해가 바뀌었다.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칼로 자르듯 그동안 진행되던 일 모두가 한 순간에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들이 연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에 결말이 나지 않은 일들은 새해에도 여전히 남아있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아마도 지난해에 계획했던 일들 대부분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새해에는 새로운 계획과 실천으로 뜻한 일들을 이루어야겠다는 결심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계획은 계획대로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획 자체가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는 뜻도 된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어떨까. "매월 책 한권을 꼭 읽겠다" "담배를 꼭 끊겠다" "한달에 한번은 가족과 꼭 외식을 하겠다"등 자신의 입장에서 실천 가능한 한두가지 일을 계획으로잡아보는 것이다. 거창하고 부담되는 계획보다 이처럼 작은 계획을 세워 성공하게 되면 우선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 이 자신감은 또 무슨 일이든 해낼수 있다는 용기로 쉽게 바뀌는 특징이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성경문구가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때나 커다란 변화를 추구할때 자주 쓰는 말이지만 새해를 맞으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마당에 되새겨 봄직하다. 그러나 문제는 새 부대가 너무 크거나 담는 새 술이 너무 많으면 무거워서제대로 들수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새해에 새로운 마음가짐. 욕심을 버리는 일부터 시작해 보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