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들어가 웃고 나온다' .. 삼성그룹 CEO과정

"울고 들어갔다가 웃고 나온다". 삼성그룹 최고경영자(CEO)과정 출신들이 최근 정기인사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을 빗댄 말이다. 삼성은 올해 CEO출신 대표이사를 두명이나 배출했다. 이중구 영상사업단대표와 이학수 삼성화재사장이다. CEO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과거 삼성그룹의 CEO과정에 대해선 "인원 정리 차원"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번 들어가면 반드시 울고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기인사에서 CEO출신들이 전원 복귀는 물론 대거 승진까지 하면서 이같은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교육을 마친 5기는 전체 20명중 이영재상무 김영조상무(이상 전자)등 6명이 그룹정기인사에서 복귀와 동시에 승진했다. 이에따라 최근 그룹내에선 "CEO가 승진의 필수코스"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CEO가 당초의 부정적 이미지와 달리 말그대로 최고경영자를 육성하기위한 교육으로 자리를 잡아가고있는 셈. 그래서인지 그룹내에서는 대부분 임원들이 CEO과정 입소자로 발탁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있는 분위기라고 삼성관계자는 설명했다. 올해 CEO는 6기로 8일부터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11개월간의 연수과정을 밟는다. 각 계열사별 대상자는 이현봉 이화준 최진배상무(이상 전자) 조광제상무(중공업) 안동삼상무(항공) 장용익상무(화재) 임두영이사(생명) 조성상상무 박경전이사(이상 증권) 배기명상무 박상훈이사 최은수이사(이상 건설) 조복래상무(중앙개발)등 모두 25명. 대부분 계열사에서 인정을 받고있는 사람들이다. 이중 상무급은 10명, 이사급은 15명이다. 특히 최진배상무(전자) 안동삼상무(항공) 등 10명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승진과 동시에 CEO과정에 입교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6기 교육과정에선 신경영연구교육기간을 종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하는 대신 종합경영능력 배양기간을 6개월에서 8개월로 2개월 늘렸다고 밝혔다. 또 교육정리기간은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중 특히 해외연수기간을 6개월로 늘려 국제화와 글로벌경영에 대비한 최고경영자의 양성에 초점을 두었다. 해외연수중과정엔 게이요대학 세미나 해외기업인턴십 지역연구 비지니스스쿨등이 포함돼 있다. 삼성관계자는 CEO와 관련 "임원들의 종합경영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과정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며 "신경영의 이념을 불어넣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