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살리자] (2) 개인투자자 보호 .. 제도적 배려를

개인 투자가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 위탁 계좌수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지만 공모청약 계좌를 제외한 투자전용 계좌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게 지점장들의 걱정이다. "아직도 주식을 하십니까"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개인투자가들의주식매도는 지난 94년부터 연2년째 홍수를 이루고 있다. 모두가 떠나고 있는 것이다. 증권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95년 일년동안만도 개인들이 팔아치운 주식은 모두 2조1천9백78억원. "2년간 3조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면 이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증권감독원의 박원호 시장관리 과장은 우려하고 있다. 개인투자가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현상을 단순히 기관화 장세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점은 더욱 큰 문제라고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 비중이 60%를 넘었지만 개인투자액이 줄어든 데서 오는 허수의증가일 뿐 이것이 기관투자가들의 순수한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도 아니다. 지난해엔 기관투자가들 역시 소량의 매도 우위였다. 증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투자가들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가들이 살지 못하고는 증권시장의 장기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없고 기관 투자가들 역시 균형있는 자산관리를 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위험관리"를 자산 운용의 일차적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적이고도 활발한 투자는 어디까지나 개인 투자가들의 몫이라는 얘기들이다. 증시전체의 흐름이나 종목별 주가 움직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는 기관투자가들이 중점적으로 매매한 삼성전자등 극히 제한된 종목에서만 시세를 냈을 뿐 대형 저가주 금융주등 개인 선호 종목은 더욱 심각한 폭락을 겪었었다. 기관투자가들은 정보력 매매력등에서 개인보다 우월한 지위를 향유하고 있는데다 소수의 기관들이 사실상 담합에 가까운 매매를 하다보니 특정 종목에의 영향력만 높아져 왔다. 이제 개인 투자가들을 이대로 버려둘 것인가하는 증시 내외의 항의성 질문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때가 됐다. 떠나가는 증시를 돌아오는 증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 투자가들이 충분한 정보를 공급받고 매매에서도 대등한 대접을 받을 수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개인투자가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상장 기업의 내부정보를 선점하고 집중 매매를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만들어갔다고 느끼고 있다. 엘지정보통신등에 나타난 기관 투자가들의 매점매석은 실제로 증시 매매 제도의 개선이 긴요함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80년대초 자본시장 육성법의 개악을 통해 개인 투자가들에게서 빼앗아간 소액 주주의 권리를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총에서 발언할 수 있는 권리마저 봉쇄되어 있다면 "모든 투자자는 사실상우선주 투자자나 다름없다"는 불만을 당국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싯가발행 제도가 정착되어 가는 만큼 상장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응분의 보상을 할 수 있도록 배당제도를 개선하는등 노력도 긴요해졌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영국 미국 프랑스등 어느 나라의 투자자들보다 적은 배당을 받고 있음이 사실이다. 정부와 상장기업 모두가 개인투자가들을 보호하는데 일정한 노력을 해야할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얘기도 되겠다. "개인이 죽으면 기관도 죽는다는 것은 플랑크톤이 죽으면 물고기가 없어진다는 말과도 같다"고 한진투자증권의 유인채전무는 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