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초일류를 향한 도전 .. 우찬목 <조흥은행장>

병자년 새해가 시작 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세기의 준비를 위해 비전을 제시하고 또이의 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얼마전 모 연구기관에서 우리나라 50대 기업의 장기비전을 조사발표한 것을 보면 모두가 하나같이 세계속의 초우량기업 초일류기업을지향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목표요, 방향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가 펼쳐지고 있는 이 마당에 세계를 무대로 생각지않는다면 오히려 잘못된 것이지 또한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초우량초일류가 되지 않고는 살아남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자는 "우리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이 된다는 것을 너무쉽게 생각한다"는 충고와 더불어 생산성과 매출액, 그리고 규모의 차이외에도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와 혁신적인 경영관리 등을 고려할때아직 우리와는 큰 격차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장기비전을 실현해 가는 것은 단거리 경기가 아닌장거리 경기인 것이다. 따라서 인내를 갖고 준비해 간다면 충분히 실현할수 있는 기회가 있다. 우선 현재의 체력을 감안하여 빠르기와 보폭을 조정하는 일도 필요하며,달리는 궤도를 이탈하지 않았는지 관찰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끊임없는 통찰을 통하여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앞으로등장할 새로운 시장과 서비스를 그려내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를 놓은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경영자는 때로는 건축가도 되고 때로는 몽상가도되어야 하며 어떤때는 기술자도 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드러커 교수의 지적대로 ''현재의 행동이미래를 결정하는 단하나의 유일한 길''임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머리는 초일류라는 미래를 향하되 눈은 항상 현장과 현실을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끊임없는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 비전을 실현하고 또 앞당기는 최적의 길이 될 것이다. 병자년 새해를 맞이하여 비전을 앞당기고 초일류를 향한 도전을 위해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리라 다짐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