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잡자" 잇달아 승부수 .. 여야, 총선행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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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총선이 아직 90일이나 남아있지만 여야각당은 벌써부터 건곤일척의 대회전에 대비한 승부수를 띄우기 시작했다. 현 정국구도하에서는 여소야대가 불을보듯 뻔한 상황인데다 자칫하면 제1당 자리조차 뺏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신한국당은 과감한물갈이와 중량급인사의 영입을 통해 예상되는 "판세"를 깨보겠다는 의지를내비치고 있다. 여권핵심부의 이같은 구상은 경우에 따라서는 신한국당내의 역학관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것은 물론 민정.민주계를 주축으로 하는 현재의 당구도를 완전히 뒤바꾸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한 당지도부의 면모일신은 총선후의 당지도체제의 변경가능성을 암시해주는 한편 김영삼대통령의 집권후반기 정국운영에 대한 구상의 일단까지 엿볼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총선후에는 자연스럽게 후계구도에 대한 윤곽도 잡을 수 있을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 등 야권은 이번 총선이야말로 현정부 특히 김대통령에게 결정적패배를 안겨주고 향후의 정국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김대중총재는 국민회의가 제1당이 돼야만 집권의 기회가 온다고 보고 국민회의 지지분위기를 확산시킬수 있는 외부인사영입에 골몰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날 민주당 이철의원이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성북갑에 유재건 부총재를 내정했다. 자민련도 충청권에서 압승하고 대구.경북과 강원등지에서 선전할 경우향후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쥘수있다는 전략하에 임전태세를 가다듬고 있다. 신한국당이 참패할 경우 자민련이 추진하고 있는 내각제개헌도 범여권통합의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도 이기택상임고문을 비롯한 3인지도부가 모두 쉽지않은 여건에도불구,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당의 이미지를 표로 연결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총선을 향한 각당의 이같은 전략이 10일들어 점차 구체화되면서 가속이붙고 있다. 신한국당은 이날 사고및 궐위지구당 조직책17명을 임명한데 이어 빠르면이번주중 이홍구 전국무총리와 박찬종 전서울시장후보 등 중량급인사의영입문제를 매듭지을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총리와 박전후보는 이미 신한국당 입당을 내락한 상태인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당에서는 이들이 입당할 경우의 예우수준을 검토하고 있는단계다. 당에서는 우선 이들이 입당할 경우 2월초순에 발족할 총선대책기구의 전면에 내세운다는 방침이며 이전총리는 전국구 1~2번에 박전후보는 서울서초갑에 공천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강영훈 전총리에 대한 영입노력도 계속한다는게 당고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전총리는 그러나 정치권진입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데다 야권으로부터도 영입제의를 받고 있어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민회의측도 텃밭인 호남지역에 대한 물갈이를 제외하고는 이달중 공천작업을 사실상 완료한다는 방침아래 후보선정작업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민주당은 이날 이기택 상임고문이 부산해운대구 출마를 공식선언, 김원기(정읍) 장을병 대표(삼척)와 함께 3김 구도청산작업에 본격돌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