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국의 선두주자들] (2) 무대미술가 박동우씨

무대미술은 국내 공연물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가장 눈부시게 발전한 분야중 하나다. 무대미술가 박동우(35)씨. 지난해 서울연극제에서 극단무천의 "이디푸스와의 여행" (김아라 연출)으로 무대미술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무대미술은 어느 하나가 빠지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세개의 솥다리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예술을 바라보는 사회전반의 분위기가 제고되면서 무대미술분야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85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가 연극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에서연극반 활동을 하게 되면서부터. 86년 홍익대 미대대학원 무대미술전공과정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무대미술가로 나섰다.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에 참가했던 것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습니다. 해외 순회공연을 통해 외국 무대기술인력과 공동작업을 할수 있었고 그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87년봄 산울림의 "숲속의 방"으로 데뷔한 그는 에이콤의 "아가씨와 건달들" "스타가 될거야"와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집" (김광림 작.연출)등 100여편의 연극제작에 참여했다. 현재 공연중인 뮤지컬 "명성황후"는 그의 진가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중 회전무대, 상하 2층무대 등 좀처럼 접하기힘든 다양한 무대세트와 함께 2시30분에 이르는 공연시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무대흐름이 단연돋 보인다는 것. "백지상태에서 극본을 읽으면서 전체 흐름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런 다음 세가지 원칙, 즉 작품의 개념과 정서에 부합하고 기능적으로 적합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작업에 임합니다. 여기에 개성과 꿈을 담아 다른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 무대를 꾸민다면 최상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그는 연극과 영화를 비롯한 종합예술은 국력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구미 선진국과의 격차가 많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아직 공연예술 전분야에 걸쳐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무대기술분야는 미 브로드웨이 등 선진무대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공연물을 수입할때 세트를 직접 제작하며 노하우를 습득하는 과정을 걸어왔기 때문이죠. 완성된 무대세트를 그대로 실어오는 우리의 경우와 확연히 구분되는 점입니다" 박동우씨는 하지만 현재 국내 무대미술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때보다 크다고 본다. 문예진흥원이 무대미술아카데미를 설립한 데다가 연극원과 상명대 용인대 등에서 잇달아 무대미술과를 개설하면서 전문 무대미술인력 양성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 "국내 공연예술의 경우 공연장 등 하드웨어측면에서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와있습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머잖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공연물이 제작되리라고 확신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