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이사람] 김도현 장편소설 '로그인'

신예작가 김도현씨(26)가 인공위성문제를 다룬 장편소설 "로그인"(창작과비평사간)을 내놓았다. "로그인"은 국내에 흔치 않은 과학소설로 인공위성개발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며 과학자립과 참다운 삶을 찾는 젊은 공학도들의 얘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위성국산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우주연구소 과학자들. 로켓과 위성체의 운동방정식을 푸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그러나 아무리 분석해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할수없이 데이터를 변조해 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은 결국 프로젝트를 뺏기고 만다. 흑막을 추적하던 이들은 치밀하게 계획된 음모를 발견한다. 미국의 휴즈사가 미리 잘못된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와 공모한 위성운용연구센터측이 농간을 부려 위성 독자개발전략을 좌절시킨 것. 정치적 결탁까지 겹쳐 사태는 외국위성도입으로 기울어지고 연구소마저 대외의존적인 위성운용연구센터에 흡수될 운명에 처한다. 마지막으로 해킹을 통해 비밀자료를 뽑아낸 이들은 마침내 비뚤어진 과학정책의 허상을 폭로한다. "햄릿을 모른다고 면박을 주는 사람들도 열역학 제1법칙을 모르는 건 당연하게 여겨요.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을 양분하는 울타리죠. 두가지의 가치가 같게 평가되는 사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이 소설을 썼습니다" "과학을 소재로 한 글쓰기"를 통해 연구실과 사회,과학과 인간의 통로를 열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과학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막혀있는 한 앞으로도 이같은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그는 "안온한 마음으로 곰살맞은 사랑얘기를 쓸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씨는 70년 서울태생으로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박사과정중이다. 대학4년때인 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단편 "흐린, 새벽 노래"를 발표해 등단했으며 계간 "오늘 예감"에 "화성, 우리들의 십자가"를 연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