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식 허와실] (35) 기업, 작을수록 좋은가 .. 최승로

최승로 기업의 규모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한국과 같은 작은 규모의 시장에서 기업의 규모가 크면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에 따르면 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시장의 경제력집중도가 높아지며 그 결과 기업이 독과점적 위치를 이용하게 되어 경제 전체적으로 폐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규모가 큰 기업은 내부비효율성으로 기업내의 비효율성과 사회전체의 후생저하를 가져올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서 몇가지 오류를 발견할수 있다. 먼저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것이 폐해를 의미하는가의 문제이다. 공정한 거래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 결과라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거나 상승한다는 것은 그 기업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전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면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공정한 경쟁과정과 개방된 국제경쟁하에서 결과된 경영성과와 시장점유율은국내외의 차이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둘째로 독과점의 존재가 나쁘냐는 것이다. 독과점이 존재할지라도 그 시장이 진입및 퇴거의 자유가 있는 개방된 시장이라면 잠재적 경쟁자가 존재하게 되어 그 시장의 가격은 경쟁가격으로결정되기 쉽다. 기업이 독과점적 사업자이어서 폐해가 있다고는 볼수 없다. 시장규모가 큰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이 높은 시장주도적 기업이 많이 있다. 이들 기업은 효율성을 바탕으로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그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국가규모와 시장규모가 작아서 그 국가에 속해 있는 기업의 크기가 작아도기업간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던 국가내 경쟁시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셋째로 대규모 기업의 비효율성이 과연 클 것인가의 문제이다. 오히려 대규모의 기업은 요소비용의 절감으로 인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기업은 보다 높은 수익이 남을 곳에 투자하고 경영활동을 해야 하는 경제주체이다. 기업이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여 경쟁에서 유리하다면 기업은 그 조직체의 규모를 키워야 경쟁에서 살아 남을수 있다. 기업의 규모는 기업이 결정하며 기업의 존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