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상승' 1달러 107엔 돌파 .. 의미와 향후 전망

달러오름세가 상당히 가파르다. 연초에 달러상승의 분기점인 달러당 1백5엔을 가뿐히 넘어서더니 지금은 1백7엔선마저 돌파했다. 이로써 달러는 올들어 모두 5엔가까이 올랐다. 달러당 1백7엔은 향후 달러방향과 관련해 그 의미가 자못 크다. 1백7엔을 넘어섰다는 것은 달러가 1백5엔선을 하락마지노선으로 구축하면서1백10엔 능선을 향한 상승발판을 굳혔다는 의미를 갖는다. 최근의 달러상승세는 지난해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던 슈퍼엔고(달러초약세)에 대한 기억을 희미하게 할 정도로 강하다. 작년초 1백엔언저리에 있던 달러는 작년 4월에 79엔선으로 폭락, 세계를 충격속으로 몰아넣었다. 올들어 식을줄 모르는 달러상승열기의 배경은 무엇인가. 앞으로의 달러방향을 예측하기 위해선 먼저 달러상승의 원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는 현재 달러상승기대감이 강하다. 일본과 독일경제가 신통치 않은 반면 미국경제는 상대적으로 건실, 달러상승이 대세로 굳어져 있다. 올해는 "달러의 해"가 될것이라는 시장분위기는 연초부터 달러화선취매를 촉발, 지난해말 1백2엔주변에 머물러 있던 달러는 지난 4일 달러상승의 1차 저항선인 1백5엔고지를 점령했다. 달러상승기대감이 충만한 상태에서 여러개의 달러상승재료가 한꺼번에 나옴으로써 2차상승 저항선으로 여겨져온 1백7엔도 이날 무너진 것이다. 뉴욕시장에서 달러상승세의 문고리를 잡은 것은 일본무역흑자감소 소식이었다. 일본대장성은 지난해 일본무역흑자가 약 1천71억달러로 94년에 비해 11.4% 줄었다고 발표, 달러상승의 뇌관을 건드렸다. 더구나 해마다 늘기만 하던 일본의 대미무역흑자가 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발표는 달러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벽에 부딪쳐 있는 미균형예산안협상에 타결의 실마리가 잡힌 것도 달러상승에 한 몫했다. 팽팽하게 맞서있던 백악관과 공화당측은 서로 조금씩 양보해 조기에 협상을마무리짓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재정적자를 없애려는 균형예산안이 타결되면 달러는 오르게 된다. 막대한 무역적자와 함께 연간 2천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는 달러가치를 억누르는 최대요인인 탓이다. 경기침체기미를 보이고 있는 독일이 레포(환매채)금리를 내리고 대만부총통의 미국비자발급문제를 둘러싸고 중국-대만간 긴장이 다시 고조된 것 역시 달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중국이 대만영해에 미사일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소문은 달러의 "위험도피처"라는 전통적인 성격을 부각시켜 핫머니가 달러화로 몰리도록 했다. 이제 제2차 상승저항선인 1백7엔이 깨짐에 따라 앞으로 달러는 상승궤도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외환전문가들은 달러가 1.4분기중에 1백10엔선으로 올라간후 올여름쯤 1백12-1백14엔까지 갈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감소중(상대적으로 일본무역흑자 감소)이고 경제상황도 일본과 독일보다 낫다는 근거에서다. 균형예산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일본정부가 1백8-1백12엔선을 적당한 환율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점도 이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달러가 상반기중 1백15엔을 넘어설수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이는 좀 무리인 듯하다. 급격한 달러상승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미기업들의 저항이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강한 달러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클린턴행정부도 달러가 1백15엔이상으로 오르면 감소추세에 있는 무역적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달러는 1백엔을 최후의 하락마지노선으로 두고 1백5엔-1백12엔대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