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심의기준 또 논란..방송위 통과 CF '극장용 불가' 중지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광고가 극장에서는 거부당하거나 이미 심의를 통과한 CF도 뒤늦게 방영이 중지되는 등 광고심의기준이 또다시 심판대에 올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맥주는 "하이트맥주" 광고(극장용 60초짜리)를 영화관에서 방영하기 위해 지난 18일 공연윤리위원회에 심의신청을 했다가 불가판정을 받았다. 광고문안중 "대표맥주 하이트"란 표현이 근거가 없는 배타적인 카피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CF는 방송위원회의 사전심의를 통과하여 이미 TV에서는 방영되고있다. 동일한 내용의 CF가 대중매체인 TV에서는 받아들여진 반면 특정인을 위한 극장에서는 거부당한 셈이다. 조선맥주는 하이트맥주의 판매량과 수상실적 등 "대표맥주"의 근거자료를 첨부, 이날 재심의를 신청했다. 이에 앞서 해태제과는 방송위원회로부터 "안전지대" 초콜릿광고를 이달 30일부터 방영중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빌딩위에서 모델(김희선)이 지상으로 뛰어내리는 내용이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연예인이나 청소년의 자살소동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게 이유였다. 해태제과는 아예 지난주부터 이 CF를 방영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광고업계는 광고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에 공익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동일한 CF에 대한 평가가 심의위원이나 사회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 큰 불만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심의기준이 애매모호해 큰 돈을 들여 제작한 광고를 방영하지 못하거나 조건부방송가 판정을 받은 뒤 이를 수정하느라 적절한 방영시기를 놓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광고의 사전심의 대신 문제있는광고에 대해서는 사후에 법적 제재를 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와는 달리 방송 케이블TV 극장용 CF등은 사전심의를 통과해야 방영될 수 있다. 광고계에서는 방송광고의 사전심의가 위헌이라며 94년11월 이를 헌법재판소에 제소했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