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와이드TV 판매전 "치열"] 와이드TV 왜 서두르나

가전업계가 와이드TV 신규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은 이들 제품이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일반화면 TV(가로대 세로 화면비율=4대 3)시장을 대체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가전3사는 특히 무궁화위성의 발사로 국내에도 본격적인 ''와이드TV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드TV는 이태전까지만 해도 국내 수요가 거의 없어 가전사들은 제품생산 기술을 갖추고도 일부 주문제작에 그쳐왔다. 그러나 지난해 3만대가 팔리는 등 서서히 시장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연간 2백40만~2백50만대를 형성하고 있는 일반TV 시장에 비하면 아직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일반TV는 90년대 들어 거의 2백40만대 안팎에 머물러 온 "한계 상품"이다. 가구당 보급률이 이미 1백%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가전사들은 정체된 TV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음질과 화질을 개선한 "첨단 모델"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일반TV로는 더이상 신규수요를 창출키 힘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전성규LG전자 TV연구소 책임연구원)고 판단하고 있다. 와이드TV는 이처럼 한계상황을 맞은 일반TV를 대체할 차세대 제품으로 수요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와이드TV 시장이 올해 11만대, 내년중 58만대,98년에는 1백13만대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와이드TV 시장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은 화면비율이 인체공학상 가장 이상적이라는 극장 스크린과 같은데다 올 7월부터 무궁화호 위성을 이용한 디지털 와이드 방식의 위성방송이 개시되는 등 수요창출 기반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또 당초에는 와이드 방식의 HD(고선명)TV가 내후년중엔 본격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기술적인 문제외에 국제 표준규격 설정이 늦춰지는 등의 문제로 와이드TV가 "기술적 징검다리 제품"으로 한동안 각광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이동성대우전자 이사.TV연구소장). 이웃 일본의 경우는 90년대 초반에 도입된 HDTV를 제치고 와이드TV가 94년 1백12만대, 작년에는 2백4만대를 형성하는 등 기세를 떨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는 와이드TV 붐을 겨냥, 그동안 일본 등으로부터 도입해 온 와이드용 브라운관(CPT)의 자체 생산체제를 구축해 "와이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높은 가격수준을 점차 끌어내리고 있다. 삼성전관 LG전자 오리온전기 등 브라운관 3사는 이미 연간 수십만대 규모의 와이드용 CPT생산체제를 가동, 일부는 수출까지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머지않아 와이드TV가 각 가정의 거실은 물론 침실에 설치하는 세컨드TV까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