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초대석] 나이젤 카위 <페레그린은행 평양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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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측면을 논외로 친다면 북한은 투자할 부분이 많은 곳입니다" 최근 페레그린은행 평양지점장으로 임명된 나이젤 카위씨(35)는 북한진출에관한 의미를 이렇게 말하면서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홍콩소재 페레그린은행이 외국은행으로서는 네덜란드 ING은행에 이어 두번째로 6일 평양 보통강거리에 지점을 열기로 결정했다. 페레그린은행 서울지점이사이기도한 그는 "페레그린 은행과 북한의 대성은행이 각각 7대3으로 투자, 합작은행형태로 진출한다. 신용장(L/C)개설등 수출입관련 업무에 중점을 두면서 여수신및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취급할 계획"이라며 향후 업무계획을 소개했다. 이 은행의 자본금은 750만달러이며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 3명과 대성은행에서 지원하는 6명등 9명으로 출범한다고 그는 밝혔다. "현재 북한에서 근무할 직원들에 대한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과 일본인은 북한사람들이 적대감을 갖고 있어 배제할 방침이다. 호주인이나 싱가포르인들이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위씨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홍콩 상하이은행에서 근무했다. 이 때문인지 그는 "북한에 진출하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고 "북한체제는 변수가 너무 많아 쉽게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나진.선봉등 자유무역지대에 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지역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주력하겠다는것과 평양지점을 아예 옮길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향후 구상을 밝혔다. 지점의 추가설치방안도 검토하고 있단다. 카위씨는 "북한당국이 안전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은행의 수익기반이 탄탄하다고 판단되면 향후 투자규모를 크게 늘릴 계획"이라며 "우선 해외 파트너와 함께 일하면 여러측면에서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 점을 북한파트너에 일깨워 주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