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총인사] (하) 감량경영 .. '별' 따기 어려울 듯

"3연임불가, 임원정수동결, 임원정수내 복수전무허용" 지난해 주총때 은행감독원이 각 은행에 내려보낸 인사가이드 라인이다. 이 3원칙은 올해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임원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은행들이 감량경영을 내세워 임원숫자를 줄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올해 "별"을 따기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시중.지방.특수은행에서 은행장을 제외한 임기만료 임원은 67명이다. 전무(부행장)가 10명이고 감사와 상무(부총재보.부행장보)는 각각 16명과 41명이다. 이중 가장 관심의 대상은 역시 전무들의 거취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연임에 성공할 경우엔 "차기대권"에 근접할수 있기 때문이다. 15개 시중은행에서 올해 임기가 끝나는 전무는 구자용 상업은행전무 김용요 서울은행전무 박준환 외환은행전무 구자정 보람은행전무등 4명이다. 이중 각 은행의 수석전무인 김전무와 박전무의 연임여부가 특히 주목된다. 손홍균 서울은행장과 장명선 외환은행장의 임기는 각각 97년에 끝난다. 연임에 성공할 경우 99년 2월까지 임기가 보장되므로 "포스트손"과 "포스트장"을 기약할수 있다. 두 사람은 개인적인 자질과 능력으로만 따진다면 연임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게 내부 평가다. 그러나 김전무는 지난 86년 임원에 선임된 이후 10년넘게 임원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 박전무는 국외영업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구자용 상업은행전무와 구자정 보람은행전무는 연임이 확실시 된다. 8대시중은행중 복수전무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는 조흥은행과 서울은행은 올해도 역시 단수전무제를 유지키로해 상무의 전무승진은 없을 전망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지방은행전무중 지난해 전무자리에 오른 김봉식 전북은행전무는 연임이 확실하다. 서이석 경기은행전무와 오기화 광주은행전무는 전무로만 3년을 꽉 채운상태여서 행장들의 차기구상이 연임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임기가 되는 감사는 16명에 달한다. 감사임기는 내년부터 3년으로 늘어나 감사자리를 둘러싼 경합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특히 동화 동남 대동 평화등 후발은행과 대구 부산 강원 경남 충북등 지방은행의 감사가 대거 임기만료된다. 이들 은행의 감사자리는 주로 한은출신들이 진출했었다. 따라서 상무와의 임기차이를 내세워 연임이나 3연임을 주장하는 현 감사들과 이들 자리에 진출을 바라는 한은고참부장들간의 눈치싸움이 볼만하다. 임기를 맞는 상무중 올해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얘기되는 사람은 절반 정도다. 세대교체를 위해서라도 임기가 되는 두명중 한 명은 탈락시킨다는게 은행장들의 생각이어서다. 오히려 관심은 임기에 관계없이 몇명이나 탈락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이관우 한일은행장은 취임초기 "임기를 따지지 않고 경영능력에 따라 신임을 묻겠다"고 밝힌바 있어 올 주총에서 어떤 식으로든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배당을 하지 못하는 제일 서울 동화 충북평화 동남은행등도 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도 1~2명의 임원을 중도 퇴진시킬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은 최악의 경영실적을 냈다. 이를 두고 자율경영의 헛점이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영진들이 자기 자리에만 안주하려다보니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 예년과 마찬가지로 임원인사에 "외압"이 공공연히 작용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은행들이 새로운 경영진을 어떻게 구성해 이런 눈총을 불식시킬지 두고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