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트'/'브레히트' 실험극 2편, 한계상황속 인간군상 묘사

극단 산울림 (대표 임영웅)과 극단 미추 (대표 손진책)가 창단 10주년 공연의 일환으로 각각 사무엘 베케트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려 화제. 국내의 대표적인 중견극단 두곳이 봄을 앞두고 현대 연극 거장 두사람의작품을 올리는 것. 극단 미추는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첫번째 작품으로 독일의 시인이자 희곡작가인 브레히트의 대표작 "사천 사는 착한 사람" (이병훈 연출,11~22일 문예회관 대극장)을, 극단 산울림은 창단 10주년 마지막 무대로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겸 극작가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임영웅연출, 9일~3월17일 산울림 소극장)를 공연한다. 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베케트는 기존 연극 형식에서 벗어나 인물의 움직임이 적고 대화가 없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 작가로 유명하다.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는 이러한 형식의 전형으로 줄거리 쫓아가기식의 기존 연극틀을 완전히 파기한 가운데 사회의 부조리와 절망적인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이에반해 브레히트는 "서사극과 낮설게 하기"라는 두 개념으로 현대연극이론과 연극사에서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 41년 발표한 "사천 사는 착한 사람"을 통해서는 인간이 최악의 환경속에서 얼마나 견디고 또 어느정도 선할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극단 산울림은 85년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을 시작으로 문을 연 이래 이 극이 국내 및 해외공연을 통해 명실상부한 극단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이번에 다시 이 작품을 준비했다. "고도"를 기다리는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역을 연극인 안석환씨와 탤런트 송영창씨가 맡아 열띤 연기대결을 펼친다. 문의 334-5915 극단 미추는 "사천사는 착한 사람"을 통해 돈때문에 파괴되는 한 여자의모습과 고도성장의 후유증으로 윤리의식이 붕괴된 우리사회의 모습을 대비시킬 계획이다. 이용이 방숙 정태화 전일범 이남희씨 등 출연. 문의 743-7828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