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4사, '할부금융' 본격화] 금리/기간 차등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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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의 할부조건이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이익이 될까" 기아 대우 쌍용에 이어 현대자동차 계열의 현대할부금융이 영업을 개시함에 따라 완성차 4사간의 할부판매 경쟁에 불이 붙었다. 물론 할부판매가 새로운 영업전략은 아니다. 완성차업체들은 그동안도 자체 할부판매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할부금융사의 출범으로 할부판매의 조건을 보다 다양하게 할수있다는 점에서 할부판매경쟁은 앞으로 훨씬 더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실제로 할부금리를 낮출 수있는 자금조달방안을 마련하는 등 세부전략을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할부기간도 차등화하고있다. 우선 할부금리를 비교해보면 현대할부금융이 14.9% 기아포드할부금융이 14.9% 대우할부금융이 14.5% 쌍용할부금융이 14.4% 등으로 쌍용할부금융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다른 회사보다 0.5%내지 0.1% 정도 낮다. 할부기간도 쌍용이 60개월로 가장 길다. 대우가 티코에 한해 48개월까지, 머지 업체들은 12개월에서 36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의 조건은 쌍용이 가장 유리하다. 그러나 완성차 4사가 현재 제시하고 있는 할부금리나 할부기간은 자동차회사들이 자체 할부판매시 적용했던 금리와 할부기간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어서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자동차회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자체할부가 당분간 할부금융사와 함께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고 각 할부금융사별 자금운용도 자본금의 10배이내로 제한돼 있기 때문"(현대할부금융 이상기이사)이다. 현재 할부금융사들의 자본금을 보면 현대가 7백40억원으로 가장 많고 기아포드가 3백33억원 쌍용이 2백60억원 대우가 2백억원으로 뒤를 있고있다. 따라서 올해말께면 금리와 할부기간 등에서 각 사별 우열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동차할부금융이 본격 도입됨에 따라 국내자동차업계도 기존처럼 자체적인 판매망을 통해 할부고객들을 관리해온 체제에서 탈피, 생산과 판매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인력 및 업무효율화뿐만 아니라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커다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또한 차량 판매시 할부금융회사로부터 대금을 일시불로 지급받기 때문에 자금융통면에서도 한결 유리하게 됐다. 소비자들도 혜택을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할부금융을 이용할 경우 할부이자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자동차회사 자체할부때보다 총이자액의 10%만큼 싼 값에 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또 신용도가 높은 대출자의 경우 보증보험에 들지 않고 할부수수료만 물기 때문에 그 차액만큼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자동차할부시장규모(95년 기준)는 전체자동차 판매시장의 70% 정도인 10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할부금융이 본격적으로 제자리를 잡게되면 자동차 할부업무는 할부금융회사로 일원화돼 그 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그에 따라 할부판매 경쟁도 치열해질 것"(대우할부금융 구정용기획팀장)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