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백' 도서 출간 잇달아 .. 고려원 등 불황타개 겨냥

국내 출판계가 192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페이퍼백 (Paperback)을 비롯 작은 판형의 책을 잇달아 내놓는 등 불황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페이퍼백은 일반 단행본이나 양장본보다 작고 소박하게 제본한 책자로 싸고 휴대하기 좋은 것이 특징. 최근 고려원이 내놓은 세계문학총서 10종은 페이퍼백의 대표적인 예. 가로 126mm 세로 188mm 크기의 고려원 세계문학총서는 도서가격이 3,000원 내외로 일반 단행본에 비해 30~40% 이상 싸다. 총 100종으로 기획된 세계문학총서 가운데 1차분으로 "소설 영웅문"(전 18권)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심판.변신" 등 10종이 발간됐다. 고려원은 이번 페이퍼백 발간에 대해 "그동안 출판계가 도서대여점 문제로 큰 타격을 받아온데 대한 자구책이자 도서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출판계에서는 또 소설류를 중심으로 책의 부피를 줄여 휴대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94년 서점가를 강타한 베스트셀러소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처럼 4.6판크기의 아기자기한 책들이 인기를 끌면서 판형파괴현상이 생겨난 것. 이에따라 올들어 이같은 작은판형 출간이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페이퍼백이 국내에 정착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하드커버와 페이퍼백이 잘 구분돼있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의 경우 문고판이나 작은판형의 도서가 독서인구와 서점에서 별다른 환영을 받지 못했기 때문. 한편 출판계는 최근 도서대여점이 갈수록 늘어나 전국적으로 소형서점 폐업이 속출, 출판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자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