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대북한 교역/투자 급제동..무역협회, 100개사 조사

북한의 정세가 급격히 불안해지면서 그동안 꾸준히 확대돼온 국내기업들의대북경협에도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현재 북한과 교역을 하고 있는 1백개 업체를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북투자의향이 있는 업체가 55%에 달했으나 막상실행여부에 대해서는 58%의 기업들이 북한의 높은 투자위험때문에 추진하기어렵다고 응답했다. 또 이들의 향후 대북교역계획도 응답자의 30%가 남북관계의 변동이 심해어떻게 대처할 지 모르겠다고 응답했고 14%는 교역규모를 축소 또는 현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혀 북한과의 교역확대에 매우 신중한 모습을보였다. 이는 지난 89년 이후 연평균 50%이상 증가해온 대북교역이 상당히 위축될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관계자는 "이 조사가 실시된 작년 10월에 비해 요즘은 북한의 정세불안이 더욱 심화돼 기업들이 대북경협에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초의 남북한 합작사업인 남포공단 경공업공장을 추진해온 대우그룹의 경우 북한에 파견했던 기술진이 작년 12월 귀환한 후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 삼성그룹도 스피커 임가공사업을 위해 북한에 설비를 보냈으나 아직 가동을 못하고 있고 북한에서 칼라TV 임가공사업을 추진해온 LG그룹도 통일원으로부터 승인을 얻지 못해 계획을 유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D그룹관계자는 "북한의 정세에 이상징후가 본격화된 작년말부터그룹의 정보력을 북한관련 정보수집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도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무역협회의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대북교역의 최대애로사항으로북한의 폐쇄성을 지목했고 그중에도 임가공교역의 애로사항으로 현지 기술지도 불가능(38%)을 꼽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