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모토로라 등 3개사, 국내 TRS 기술 선점 경쟁

미 모토로라와 지오텍, 스웨덴의 에릭슨등 세계유수의 통신장비업체들이 국내 디지털TRS(주파수공용통신)장비시장 선점을 겨냥, 자사 기술을 우리나라 표준으로 채택시키기 위해 기술 무상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고 3파전을 벌이고 있다. 20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모토로라 에릭슨 지오텍등 3개사가 오는 6월의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자사의 8백MHz대 디지털 TRS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하면 관련기술을 국내기업의 내수용에 대해 기술료없이 모두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통신기술 표준화를 담당하는 한국통신기술협회(TTA)는 이들 3개사의 기술 가운데 하나를 오는 7월께 표준으로 정할 계획이다. 이경우 국내기업들은 디지털TRS기술을 확보해 관련 장비를 국산화할수 있을뿐만 아니라 적어도 2백억원이상의 기술료를 절감할수 있게 된다. 외국기업이 첨단기술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일로서 신규사업자가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2천억원정도의 TRS장비를독점 공급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디지털TRS기술은 세계적으로 이들 3개사만 보유하고 있으나 기술방식이 서로 달라 자사기술을 표준으로 채택시킨 기업이 이물량을 독차지하게 된다. 이회사들은 TTA에 낸 표준화계획에서 TRS단말기 개발에 필요한 무선분야는물론 중계기등에 관련된 기술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술료는 내수용은 전혀 받지 않고 수출용에 대해서는 2~5%선을 제시했다. 정통부와 TTA는 하나의 기술을 표준으로 정할 경우 기술제공업체에 대한 기술종속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표준화작업에서 기술제공업체의 횡포를 예방할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이를위해 표준화 과정에 삼성전자등 통신장비업체, 국제전자등 단말기업체와 TRS사업진출 추진업체등을 모두 참여시키고 기술이전계획도 세부적인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정한뒤 그 내용을 공증해둬 이행의무를 부과한다는 전략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