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숨가쁜 쟁탈전 .. 위스키 국내시장 규모 9천억원

올해 9천억원의 시장형성이 예상되는 위스키를 놓고 주류업계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스카치원액을 12년간 숙성시킨 고품질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위스키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온 프리미엄급은 물론 그동안 무풍지대였던 스탠다드급(원액숙성 6-7년)에서도 한바땅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두산씨그램은 윈저프리미어란 신제품으로 고토회복을 선언했으며 진로는 스탠다드급시장에 역공을 가할 계획이다. 조선맥주 보해양조 등 후발업체들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업체는 두산씨그램.진로의 "임페리얼" 돌풍에 휘말려 시장점유율을 10%포인트가까이 내주어야 했던 두산씨그램은 22일 신제품 "윈저 프리미어"의 런칭(시판행사)를 갖고 프리미엄시장에서 대반격에 나선다. 윈저는 영국왕실의 보증(로얄 워런티)를 받을 정도로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힐&톰슨사의 제품으로 "부드러운 맛"과 "숙취가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술병의 모양도 왕의 망토를 연상시키도록 아랫부분을 오목하게 좁히는 등 고급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켰다. 두산측은 "2천여명의 테스트를 거쳐 맛에서는 자신있다"며 "고객에게 최대의 예우를 한다는 뜻의 윈저정신으로 제품 판매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조선맥주 역시 위스키전쟁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딤플"에 이어 "조니워커"의 판매권까지 가져올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조선맥주의 조니워커 인수는 특히 한국내에서 이제품을 팔아온 리치몬드코리아(영 UD사의 현지법인)가 올해초부터 사실상 출고를 중단하고 도매상에 대한 채권회수에 나서는 등 폐업징후를 보이며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엄무헌리치몬드코리아사장은 "재정비작업일뿐 폐업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업계는 UD사가 조니워커의 판매권을 이미 자사제품인 딤플을 판매하는 조선맥주로 일원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니워커가 시바스리갈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서는 유통망이 약세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진로는 프리미엄시장에서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상반기내로 VIP 대신 새로운 스탠다드급 위스키를 개발, 동시다발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스탠다드급이 프리미엄의 인기에 눌려 빛이 바랬지만 아직도 전체 양주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성장율도 만만치않아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란 계산이다. 지난해 스탠다드위스키인 "앰버서더"를 내놓았던 보해양조는 소매점 중심의 판촉에서 벗어나 올해엔 일반 유흥업소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고급업소보다는 일식집 등 대중업소를 파고들면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스탠다드시장에서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편 진 럼 등 기타제재주를 생산해온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위스키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등 잇단 신규참여 움직임도 위스키대전을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