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아시아3개국 순방] 아시아-유럽정상회의 개최의미

제1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3월1~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에서 10개국(한,중,일과 ASEAN 7개국)정상, 유럽연합(EU)에서 15개국정상및 EU집행위원장등 모두 26명이 참석한다. 회의의 주제는 "더 큰 아시아-유럽의 동반자관계"(Asia-Europe Partnershipfor Greater Growth)이다. 회의형식은 아시아와 유럽의 국가정상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방식이고 회의결과는 의장(태국총리)의 성명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ASEM은 세계의 3대경제축인 아시아, 북미, 유럽중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약했던 아시아와 유럽의 관계를 강화시키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데커다란 의미가 있다. 청와대관계자는 "아시아와 북미간에는 APEC(아태경제협력체), 북미와 유럽간에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등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데 반해 아시아와 유럽간에는 이러한 연결고리가 미약하다"며 "ASEM은 특히 정기대화창구가없는 EU와 한.중.일 3국의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것"이라고지적하고 있다. 이관계자는 또 "이번 ASEM은 WTO의 다자간 세계무역질서 속에서 배타적인 지역주의추세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것"이라며 "아시아와 유럽간 정치.안보협력을 통해 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ASEM이 아시아와 유럽국가간의 새로운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ASEM은 세계경제질서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ASEM참여국인 아시아 10개국과 유럽연합 15개국은 세계전체인구의 38.2%(약21억), 세계전체 GDP(국내총생산)의 50.4%(약54억달러), 총교역량의 55.4%(약4조7천억달러)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ASEM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처럼 역내무역자유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겠지만 일단 그 초석을 이번 기회에 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정상회의의 주요의제는 크게 3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양대륙간 경제협력강화이다. 이제까지 두지역간의 무역및 투자흐름은 양측이 갖고 있는 진정한 경제적 잠재력을 반영치 못하고 있다는게 참가국들의 인식이다. 참가국들은 따라서 잠재력을 제대로 평가, 무역및 투자교류에 반영시켜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ASEM에서는 WTO의 원칙과 개방적 지역주의의 개념에 기초해 어떠한 형태의일방주의도 배격하고 최혜국원칙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국가들은 UR합의사항의 완전한 이행과 UR에서 해결되지 못한 통신, 해상운송의 조속한 타결과 정부조달협정분야의 확대참여가 필요하다고주장하고 있다. 또 WTO미가입국의 조기가입을 권유하고 있으며 무역과 환경, 투자, 경쟁정책, 노동수준, 지적재산권보호문제와 같은 WTO의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세관통관절차, 산업기준, 지적재산권보호, 원산지증명 무역관련세제등 무역촉진을 위한 방안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처럼 다자간 투자규범을 제정함으로써 투자를 촉진한다는 방안도 의제로 올라있다. 정상회의이후 양지역간 무역및 투자촉진을 위해서는 민간기업간 협력강화가필요하다는 점에서 후속조치의 우선순위에 대한 선정과 환경, 에너지,교통, 정보기술및 통신분야에서의 기업간 협력증진방안도 논의된다. 또 첨단분야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외직접투자촉진, 연구개발분야협력, 지적재산권보호강화, 중소기업간 기술교류등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투명하고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규범제정, 기술교류촉진을 위한 상호신뢰및 기술교류의 장설치, 지속성장을 위한 제반 요소와 에너지, 교통, 정보통신등 기간시설분야의 강화등도 거론될 전망이다. 둘째로는 아시아-유럽간 정치대화의 촉진이다. 세계경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됨에 따라 국제정치무대에서 아시아의 정치적 비중도 강화돼야 하며 EU는 국제문제처리에 있어 이러한 아시아국가들의 노력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될 전망이다. 또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상황등 국제정세를 검토하고 유엔의 역할등 국제적인 이슈들에 대해 정상들간에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테러방지, 군비축소, 핵무기확산방지등 세계적인 안보이슈들도 논의의 대상이다. 특히 말라카해협과 남중국해상 해로는 아시아와 유럽간 교역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국제해로의 통행안전, 해상환경보호등도 논의된다. 셋째로는 기타분야에 있어서의 협력증진이다. 먼저 인적자원개발에 관한 협력방안이 논의된다. 일부아시아국가의 숙련공부족은 아시아에 투자를 원하는 유럽기업들에게 상당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이문제는 투자확대를 위해서양지역이 공동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아시아국가의 모든 계층이 초등교육을 받을수 있도록 하는 사회개발부문의 상호협력방안이 논의대상으로 아시아와 유럽간 교육훈련분야의 협력을 위한프로그램개발등이 포함된다. 환경분야에서의 협력도 ASEM의 주요의제이다. 지구온난화, 사막화등 지구환경오염등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특히 유럽업계는 "생태학적으로 건전한 생산"이라는 개념을 널리 받아들이고 있는 점을 감안, 아시아업계와 유럽업계간에 이분야에 대한 협력증진방안도 거론될 전망이다. 기타분야의 협력중에는 문화협력도 포함된다. 아시아와 유럽간의 역사적 문화적 이해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양대륙간 정치적 경제적협력도 기대할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행사개최와 언론인및 문화계인사교류, 관광진흥을 위한 공동노력방안등이 거론된다. 또 개발협력과 빈곤퇴치도 의제중 하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