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로 방사능오염 감시 .. 원자력연구소 김진규박사 확인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주달개비"란 식물이 환경방사능 감시용 지표식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응용연구그룹의 김진규박사는 지난해 10월 착수한 "지표식물을 이용한 방사선량 감시"연구과정에서 자주달개비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꽃색깔이나 수술털세포의 일부가 변화 ,원자력시설의 방사능누출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식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표식물은 환경조건이나 외부자극등 특정요인의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 환경변화 추이를 알아볼 수 있는 식물을 말한다. 즉 지의류는 대기오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수영"이란 식물은 토양의 산성화 정도를 보여준다. 자주달개비(학명:트라테스칸티아)의 경우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꽃색깔이우성인 남색으로 나타나지만 방사선에 노출돼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꽃의 일부또는 수술털세포의 일부가 분홍이나 무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특히 꽃봉우리속의 꽃가루가 되기 직전 세포인 화분모세포는 방사선을 받을경우 염색체가 손상, 미세핵이 생성돼 이 화분모세포의 염색체 이상유무를 측정하면 자주달개비가 받은 방사선의 양을 역산할 수도 있다고 김박사는 설명한다. 자주달개비의 꽃이나 수술털세포의 색깔, 그리고 화분모세포는 대개 한번에1라드( )정도의 방사선을 받으면 변화한다. 방사선에 노출되기 쉬운 원자력발전소 종사자들의 방사선노출한도가 연간 5라드이고 일반인은 이의 10분의1 정도임을 감안하면 일상생활 수준에서 자주달개비 색깔이 변화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대규모 원자력시설 주변에서 자연방사선량을 넘는 방사선량변화 감지수단으로는 제격이라고 김박사는 강조한다. 자주달개비는 또 온도만 적당하면 연중 꽃이 펴 방사선감시뿐만 아니라 원예작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김박사는 말한다. 자주달개비에 대한 연구는 현재 폴란드 미국 일본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가장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있는 폴란드의 핵물리연구소(INP)는 자주달개비를 이용해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방사성물질에 따른 대기오염여부를 효과적으로 추적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