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선, 야당 압승 .. 노동당 13년만에 실권

2일 실시된 호주총선에서 야당인 자유.국민당 연합이 예상밖의 압승을 거뒀다. 집권 노동당의 폴 키팅 총리는 "노동당이 매우 자랑스런 성과들을 남기고 집권을 끝내게 됐다"며 자유.국민당 연립정권에 축하를 보냄으로써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이로써 지난 83년이후 집권해온 노동당은 13년만에 정권을 존 하워드가 이끄는 보수 야당에 내주게 됐다. 호주의 ABC TV는 60% 개표결과 자유.국민당 연합이 1백48석의 하원의석중 83석을 확보한 반면 노동당은 44석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득표율에서도야당이 6.2%나 앞섰다고 보도했다. ABC TV는 야당 연합과 노동당간의 의석차이가 28~40석 가량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자유.국민당 연합이 이같이 큰 차로 승리한 것은 21년만에 처음이다. 총선전 여론조사에서 야당이 노동당에 2~3%의 근소한 차로 앞서 야당의 승리가 점쳐지긴 했지만 이같은 압승은 일반의 예상을 뒤엎는 것으로 유권자들이 키팅 총리의 친아시아, 반군주제 노선에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 유권자들이 노동당의 장기집권에 따른 나태와 오만, 특히 키팅 총리의 권위적 스타일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공감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