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의 장세풀이] (13) 산업동향 호전/무역수지 적자

이제 더 이상 제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벼랑에 몰린 주식시장에 지난주 몇가지 경기관련 투자정보가 나타났다. 하나는 지난 1월의 산업 동향이 가동율이나 출하동에서 다소 호전되었다는밝은 소식이고 또 하나는 2월까지의 무역수지 적자가 무려 35억달러에 이른다는 무거운 뉴스였다. 사실 이럴 때 정말 필요한 정보가 바로 경기관련 정보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이들의 결과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공교롭게도 서로 반대방향이어서 효과를 상쇄하고 말았다. 다만 한기자 눈길을 잡은 소식은 경공업부문이 오랫만에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아마도 계속되는 경기 양극화 해소 노력의 효과가 엿이는 대책이다. 물론 현재는 경기 연착륙을 점치기는 어려운 정보가 더 많은 실정이다. 수출 증가율이 두달만에 지난해 32%에서 23%로 단기간에 크게 둔화됐고 수출 선행지표인 신용장 내도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경기 논리를 가지고 장기 투자자를 다시 유인하기에는 미흡한상황이다. 역시 당분간 금융사정과 기술적 조건에 의존해 단기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 보자면 2월 물가가 안정을 보이고 있어서 통화환수 부담이 적고 금리도 국제금리기가 다시 내려갈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금리가 여기서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 기술적으로는 이제 금융이나 건설등 비제조분야와 중저가권에서 제법 거래기반과 주가수준을 레벨업 시키고 있다. 이들은 비교적 현재의 금융상황에 유히한 주식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여기서 지지선이 지켜지려면 이들이 전체 시장에 활력을 넣어줄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돈의 힘만으로 가는 주식이 아니라 무엇보다 다중의투자심리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식들이라는 점이다. 투자심리는 주로 작은 주식들이 좌우한다. 즉 중소 개별주식들이 활발하게 움직일때 시장심리가 살아나는데 최근까지당국의 작전 심리조치가 발목을 잡은 바 있다. 마침 이 조치가 완화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어서 작은 주식들의 움직임이다시 눈길을 끌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는 바로 이들의 주가변동폭이 커지게 되면 관심이 되고 있는 금융이나 건설등의 기술적 탄력이 한단계 더 레벨입 될수 있다고 본다. 만일 지수 관련주들이 주가방어 차원에서 반발을 시도한다면 전체 장세의 돌파구를 흐려놓기 때문에 지지선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