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림춤판' 부자공연 갖는 정재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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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예술은 대물림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전통예술의 명맥이 끊기거나 퇴색되기 일쑤였지요. 따라서 아들에게 직접 춤을 전수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14일 오후 3시.7시30분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내림춤판-정재만.정용진의 춤"을공연하는 한국무용가 정재만 교수 (48.숙명여대)는 아들 용진씨(19)와 함께 무대에 서게 돼 든든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우리춤은 크게 중부.호남.영남류로 나눌수 있습니다. 감칠맛나는 호남류와 남성적인 영남류에 비해 중부류는 품위와 절제미가 특징이지요. 벽사류는 한성준 명인이 집대성한 중부류를 손녀 한영숙 선생이 계승,발전시킨 것입니다" 이번 공연은 한성준 한영숙 선생을 거쳐 정교수에게로 이어진 벽사류를그의 아들에게 전수하는 무대. 벽사류춤중 한국춤의 사군자로 불리는 "승무(죽)" "살풀이(국)""태평무(란)" "학춤(매)"외에 "훈령무" "한량무" "사랑가" "흥과 멋,그리고 신명" 등 8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내림춤-승무". 정교수 부자가 번갈아 무대에 서다가 마지막에 2인무를 펼쳐 벽사류춤의 대물림을 나타낸다. "우리 전통춤은 인간과 자연환경의 조화속에서 만들어져 왔습니다. 테크닉을 중시하는 서양춤과 달리 인간의 내면세계를 자연스레 표출한 거지요. 그래서 아들에게도 기량 이전에 정신을 배우라고 말합니다" 정교수는 경희대 무용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7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전수조교로 지정됐다. 84년 제6회 대한민국무용제에서 "홰"로 대상을 받았고 현재 벽사춤아카데미이사장, 정재만 남무단예술감독, 삼성무용단단장 등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