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황진단] '소맥'..주요생산국 기상악화로 생산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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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록 미국을 비롯한 세계주요 소맥생산국들의 기상악화에 따른 생산량 격감으로 지난해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제소맥시세가 올들어서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상승은 기본적으로 수요는 일정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수출국들의 생산은 오히려 감소한데 따른 수급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계소맥수급의 불균형상태가 해결될 전망이 희박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같은 견해는 첫째 세계주요 소맥 생산국들의 올해 생산량이 작년보다 그리크게 증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과 주요수출국들의 수출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점에 근거하고 있다. 세계 원소교역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파종면적의 증가(약5%)에도 불구, 작년 가을에 이미 파종을 끝낸 겨울밀의 작황상태가계속된 기상조건 악화(건조와 한파)로 생산량의 증가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세계원맥시장에서 그동안 미국과의 경쟁관계로 인해 어느정도 가격상승에 제동역할을 해왔던 유럽연합(EU)의 수출원맥에 대한 관세부과정책은 이지역의 생산량이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에도 불구세계원맥시세의 안정에는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분석된다. 올해부터 2001년까지 실행될 미국의 신농업법에서도 미행정부의 균형예산을 이유로 원맥수출 지원제도 자체가 크게 축소될 것이므로 과거와 같은 EU와 미국간의 수출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은 기대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수요측면의 경우 관건은 중국이다. 폭발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중국의 원맥수입량은 해마다 증가, 지난해 약천3백만t을 수입한것으로 나타나 국제원맥수급 불균형의 가장 큰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수입량증가는 중국정부의 근본적인 농업정책의 수정이 없는한 21세기 초반까지는 계속될것으로 보여 국제소원맥수급의 불균형상태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기본적인 수급상황의 불균형은 단순히 일시적인 생산량의 감소에 기인한것이 아니라 생산증가율을 수요증가율이 이미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급격한 가격상승및 최근의 강세기조는 결코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국제 원소맥재고율이 17%대로 74년이후 최저수준을 보이고있는 상황에서 최대수출국인 미국의 겨울밀 작황상태가 그리 양호한 상황이 아닌데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의 수요증가 추세는 계속될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국제소원맥가격은 현재의 강세기조가 계속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일 지난해와 같은 기상악화등으로 인한 생산량 격감이 재발된다면 수급불균형 심화로 큰 폭의 추가상승이 불가피할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