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어업 세계화를 위해 .. 전윤철 <수산청장>

오늘날 우리는 역사의 전환기에 살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어업도 예외는 아니다. 보다 넓은 해외어장으로의 진출은 세계화를 향한 기본전제이다. 이를 통해 세계화가 지향하는 일류화를 이룩하고 세계 어업중심으로 발돋움하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업은 세계화를 위해 일찍부터 해외어장에 진출해 왔다. 60년대 중반 북태평양 트롤어장 개척을 필두로 인도양및 태평양의 참치어장, 남대서양의 오징어 어장및 남빙양의 새우크릴어장등 5대양을 무대로 활약중이다. 특히 어장연안국과 어업에 관한 경제협력을 계기로 70년대에는 기니비소우등정치적 접근이 어려운 미수교 아프리카 연안국, 또는 남태평양 도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데 가교역할도 했다. 이같은 해외진출상은 우리 원양선원들의 갖은 고생과 노력의 결과이다. 그들의 근면성 성실성은 우리가 러시아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원양어업국으로 군림하는 초석이 됐고 우리나라 전체 수산물생산및 수출규모가 세계 10위권내에 머물게 했다. 그러나 이제 국제 여건은 많이 바뀌었다. 과거처럼 무조건 진출만 하면 만사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세계무역에 WTO체제가 있듯 바다에도 UN해양법 협약하의 2백해리 경제수역선포, 20여개를 넘는 국제수산기구등 각종 제약이 있다. 이로 인해 지역적으로 조업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어업 일류화를 위해 넘어야 할 험난한 고지가 겹겹이 놓여 있는 셈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등에서 2백해리 경제수역이 선포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변국과 빚게 되는 어업에 관한 국제문제를 해결해야 할 당위성이 생기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어업자원의 합리적인 이용과 관리를 위한 어업재편등이 현안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현시점은 우리어업을 한단계 높은 세계화로 이끌기 위한 가장 어려운 고비이다. 수산인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일심단결해 더욱 열심히 매진해야 할 때라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