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책] '패스트푸드점에 갇힌 문화비평'

(김성기저 민음사간 9,000원) 훔쳐보기와 눈치보기가 교차하는 와중에 사람들의 눈은 점점 뱀의 눈을 닮아가고 있다. 송아지의 눈이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지금 이순간 당신은 빌딩의 창가에서, 텔레비전 앞에서, 지하철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송아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중) 이책은 미디어문화가 사회의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90년대 중반에 한 지식인이 털어놓는 자기고백서다. 멀티미디어 인터넷등으로 특징지워지는 90년대는 80년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미디어와 영상이미지가 주도하는 사회다. 하지만 이런 정보화 사회가 개인의 행복과 복리증진 민주주의의 향상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저자가 "그토록 불길한 거울의 세계"로 표현한 데서 알 수 있듯 미디어문화의 융성속에서 문화창조의 가능성은 오히려 희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는 화려한 문화의 시대로 보이는 것과달리 혼돈과 기만의 문화시대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