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한국노사관계의 개혁'..한국적 협력구도 모색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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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사 : 한경 서평위원회 *** 저 자 : 배무기 *** 출판사 : 경문사 이 책은 "한국의 "기업내" 노사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경영자요 노동운동지도자에게 바칩니다"라는 헌사로 시작된다. 여기에서 "기업내" 문구에 꺾쇠를 표시한 이유는 이것이 바로 저자가 갖고있는 한국노사관계의 문제에 관한 기본시각과 또 이 책이 갖는 큰 의의를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버대학의 던럽교수가 1950년대에 노사관계를 하나의 시스템(Industrial Relations System)으로 파악하고 그 안에서의 주요 당사자를 노동자와 노동조합, 기업, 그리고 정부로 규정한 이래 노사관계시스템을 논하면서 이 세당사자를 모두 고려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왔고 이 책의 저자도 그 전통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총10장으로 구성된 이책에서 기업외적, 즉 거시적 국민경제적 규범적 노동법 관련부문에 비해 기업내적 노사관계에 관련된 실제적 주제가상대적으로 훨씬 심도있게 다뤄져 있다. 이것은 한국에서 현재까지 이뤄진 노사관계에 관한 많은 논의와 비교할때 큰 특징으로 볼수 있다. 즉 한국노사관계 개혁을 논할 때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기업내산업현장에서의 노사관계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추상에서 구체로의 큰성과를보였다. 노사관계는 지금까지 경영자에게는 귀찮은 문제,피할 수만 있으면 피하고 싶은 문제로 비추어져 왔다. 그러나 근래 많은 기업들이 추구하는 경영혁신 프로그램들이 실체변혁으로이어지고 우리 기업들이 세계화 정보화시대에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면 기업내 노사관계는 경쟁력확보의 지렛대로 인식되어 접근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책이 경영자들에게 필독서가 되어야 할 이유이다. 한편 노동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를 느끼면서도 기존의 전략 전술에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속에서 고민하고 있는 노동운동 지도자들에게 이 책은 노동조합의 역할이 왜 대립에서 협력중심으로 옮겨져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책의 큰 특징은 저자가 구미의 이론과 미국우량기업 방문사례를연구 소개를 하면서도 시종일관 한국적 풍토에서 과연 어떤 형태의 노사협력구도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모색했다는 데에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노사관계를 다룬 여러 책들과 비교할때 한국인의 가치관,근로자의 정서, 경영층의 특성, 정부관료의 의식, 그리고 노사갈등의 역사등이 가장 종합적으로 다루어져 있다. 이책의 발간을 통해 우리의 사례발굴도 더 활발히 이루어지고 한국적 노사협력모델의 구축이 더욱 앞당겨지리라 믿는다. 이병남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