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후보 평가지침

사람의 일생이란 어쩌면 선택의 연속이라 할수 있다. 크게는 인생의 설계로부터 작게는 생활용품의 구매에 이르기 까지 항상선택이 요구된다. 사람이 많은 선택지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엔 사전정보와 개인의 능력, 그리고 사회여건 등이 작용한다. T.S 엘리어트는 "모든 사람은 이것이든 저것이든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지금 유권자들은 4.11총선을 한달도 못남긴채 후보자 선택에 당혹감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우선 정당정치 국가에서 유권자는 소속정당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하는게원칙이다. 그러나 어느 조사기관이 얼마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36.6%가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이었다. 사실 우리정당의 정강 정책은 대동소이할뿐 아니라 지금껏 선거공약은 공약이 된 경우가 많았으므로 정당을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한다는 것도현실적으로 별의미가 없다. 또 후보자 개인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방법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후보자중 정치신인이 많고 후보자 개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면 그 정보자체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알수없는 형편이다. 민주국가에서 정치인의 수준은 국민의 평균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적이상을 말하자면 정치인의 수준은 국민의 평균수준보다 높아야 한다. 정치인이란 국민을 이끌어 갈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인에 대한 우리국민의 평가는 아주 냉혹하다. 지난달 16일에 발표된 "직업의원은 7.7%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건 누구의 책임이든간에 심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정치여건속에 YWCA연합회가 총선후보자를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침서를 만들었다. 이 지침서는 도덕성 능력과 자질 정책과 공약, 선거법준수여부 등 분야별로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엔 "생활이 근검하고 청렴하다"는등 공감할 부분이 있는 한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여 국민의 대표가 될만한 자질을 갖추었다"는 등추상적인 기준도 없지 않다. 또 누가 이기준에 해당되는지 알수없으므로 투표엔 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민간단체에서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정리, 발표했다는 사실을 평가할만하다. 이같은 민간운동이 깨끗한 선거문화정착에 일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