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생수시장 참여 .. 변신 "안간힘"

국내최대의 우유전문업체인 서울우유가 생수시장에 참여하는 등 변신노력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낙농가들의 조합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조광현)은 18일 임시총회를 열어 생수업에 참여키로 최종결정했다. 또 이날 임시총회에서 대전충남우유협동조합과 약5백억원 규모의 공동투자로 충남지역에 유가공공장을 설립키로했다. 서울우유가 지역낙농가들의 조합체임에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변신의 노력을 하지않을 없다는 것은 유업체들이 처한 최근의 현실이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실례의 의미를 담고있어 더욱 주목을 끌고있다. 보수적이기로 이름난 서울우유의 변신노력은 유제품시장의 개방,우유시장의 정체 등 최근 업계에 밀어닥친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서울우유가 생수업에 참여하게된 직접적인 계기는 양질의 수맥발견. 이 회사는지난해 경기도 양평의 14만평 규모 대지에 육성우단지(송아지를 길러 조합원에게 다시 공급하는 목장)를 조성하던중 하루 1천4백t 생산능력의 수맥을 발견했다. 유제품만으로 성장의 한계를 절감하고있던 조합간부들은 이 기회에 생수업에 본격 참여키로 의견을 모으고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의사를 공식확인했다. 지난 14일과 18일 연이어 열린 임시총회에서도 이 안건은 만장일치의 형식으로 통과됐다. 생수에 밀려 본업인 우유제품업이 찬밥신세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대의견이 있었으나 대세는 사업다각화분위기였다. 정병수 서울우유전무는 생수시장참여의 배경에 대해 "그동안 우유시장이 경제발전과 함께 매년 20%가까이씩 비약적인 성장해왔으나 이제 성장의 한계점에 도달했다"며"조합원들의 궁극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도 우유이외의 사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고름우유의 피해를 거의 입지않았으나 매출액성장이 8.8%에 머물렀다. 각종 유제품들의 가격인상분을 감안하면 제자리나 다름없는 수치다. 양평공장의 생수는 이미 48개 항목의 수질검사를 거쳤으며 오는 4월말의 환경영향평가절차만을 남겨두고있다. 서울우유의 계획대로라면 내년 7월경에는 월 1백t의 생수가 생산,판매된다. 생수생산능력이 매달 1천4백t이니 판매성과여부에 따라 생수부분의 비율이 더 늘어날 여지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이날 임시총회에서 결정된 대전우유와의 공동공장 건립도 서울우유의 또다른 변신노력. 공동이라고는 하지만 90%의 지분을 서울우유가 갖고있어 사실상 서울우유의 중부지역진출, 나아가 브랜드이 전국확대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이 회사는 공장이 완성될 때까지는 대전우유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그 이후에는 서울우유라는 이름을 사용할 예정이다. 최광순기획실장은 "경영난을 겪고있는 대전우유가 소속조합원들의 우유를 서울우유가 채집, 가공해주기를 희망해왔으며 서울우유로서도 물류비절감, 용인공장의 이전, 브랜드확대 등의 문제가 있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혀 중부 진출문제가 오랫동안의 과제였음을 내비쳤다. 이번 서울우유의 변신노력은 이미 사업다각화를 활발히 추진중인 여타 유업체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