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경기] 예상보다 "맑음"..예산 조기집행/중기지원확대

작년 1.4분기중 급강하조짐을 보였던 경기가 올 1/4분기에 비교적 호조를보인데 이어 2/4분기도 당초 예상보다 쾌청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라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아직 시기상조이긴 하나 경기하강이 예상했던 것보다 좀더천천히 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다. 대한상의가 25일 2천개 광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 결과를 보면 BSI지수가 1백19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그동안 체감경기 하강을 호소해 왔던 업계가 2.4분기경기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금융연구원은 1.4분기 성장율을 7.3%로 추정한데 이어 2.4분기에는 0.5% 포인트 높아진 7.8%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해들어 체감경기가 급강하 곡선을 긋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활황을 누려온경기가 1.4분기를 기점으로 꺾어지기 시작, 2.4분기에는 성장률이 큰폭으로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재정경제원과 통계청 등 그동안 낙관론을 펴온 당국도 "경기가 아직 하강국면에 접어들지는 않았으며 1.4분기중 조정국면을 거치겠지만 2.4분기에도급강하는 없을 것"이라고 보란 듯이 강조하고 있다. 꼭지점을 돌아섰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고원'' 상태의 장기활황 상태가 계속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정부의 시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1.4분기 BSI지수가 88에 불과했던 중소기업들의 2.4분기 BSI가 1백17로 나타났고 대기업도 1.4분기 1백9에서 1백30으로 껑충 뛰었다. 금융연구원은 2.4분기중 수출증가율이 18-24%로 1.4분기보다 높아지는데다소비지출은 1.4분기와 같은 수준인 7.3%, 투자는 1.4분기(11.6% 추정) 수준인 11.5%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돼 2.4분기중 성장율이 1.4분기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도 최근 2.4분기 성장율을 7.4%로 전망, 1.4분기(7.7% 추정)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급속한 경기하강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에 상반되는 견해도 있다. 전경련은 최근 5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비투자 전망결과 주요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증가율을 16.6%로 잡아 지난해(45.1%)보다 투자심리가 크게 냉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또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사회간접부문 예산을 조기집행하는등경기하강을 막기위한 임시방편을 쓰고 있지만 이같은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와관련, 이한구 대우경제연구 소장은 "중소기업의 BSI지수가 높게 나타난것은 중소기업지원책으로 각종 자금이 풀린데다 대기업의 현금결제비율이높아지고 세무조사의 강도도 최근 수위를 낮추고 있는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본다"며 "기업이 당장 느끼는 기업환경은 전보다 좋아진 것임에 틀림없다"고말했다. 그는 "그러나 성장율은 자금여건등 당장의 기업환경보다는 부가가치가 얼마나 늘어났는가로 좌우되는 만큼 BSI가 좋아진 것으로 성장율이 높아진다고 단정할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또 최근 엔고가 완화되고 있어 2.4분기나 하반기중 수출을낙관할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정부의 의도적인 노력의 결과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일단 외견상''느낌''이 좋아진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다만 인위적인 조치의 약효가 떨어질 때 경기가 ''추락''할 수 있다는 대목이걱정되는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